○ 시중은행 ‘빅4’의 히트상품
올해 국민은행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상품은 ‘명품 여성통장’이다.
여성을 위한 혜택을 잔뜩 마련한 게 특징이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도난 보험 무료가입 혜택을 제공했으며, 자녀가 둘 이상이면 우대금리를 제공했다.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국민은행은 이 통장을 판매한지 55일 만에 1조7321억 원을 모았다. 기존의 여성 전용 상품은 1년 동안 3000억 원을 모으는 게 고작이었다.
국민은행은 몇 년 전만 해도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에서 꼴찌를 도맡아 했는데 명품 여성통장과 더불어 50대 이상을 위한 ‘시니어통장’, 어린이용 ‘캥거루통장’ 등 다양한 ‘맞춤형 상품’을 내놓으며 올해에는 NCSI 조사에서 은행권 1위를 차지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직장인 급여이체 통장으로 재미를 봤다.
두 은행은 올해 몸집 불리기에 ‘올인’(다 걸기)해 자산규모 1위인 국민은행을 바짝 따라잡았다. 직장인 급여 이체 통장은 이런 자산 성장에 큰 기여를 한 대표적인 예금상품이다.
우리은행의 ‘우리친구통장’은 친구를 1명 등록할 경우 친구와 본인 모두에게 송금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신한은행의 ‘탑스 직장인 플랜 저축예금’은 신용대출과 담보대출을 받을 때 0.2∼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는 게 특징이다.
하나은행은 다른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고객 자산관리에 강하다. 이런 특성을 반영해 만든 ‘하나셀프디자인예금’이 올해 히트상품이었다. 목돈을 맡겨두고 매월 원리금(원금+이자)을 받아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하도록 돕는 상품인데 병원 진료예약 대행과 건강검진 할인 등 노년층을 위한 혜택도 있다.
○ 특색 있는 외국계 은행 히트 상품
외국계 은행들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한 상품과 틈새시장을 노린 상품으로 성공을 거뒀다.
한국씨티은행은 국내 어느 은행 ATM에서든지 현금을 인출할 때 월 13회까지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씨티원 통장’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해외 씨티은행 지점에서 현금을 뽑을 때에도 수수료가 전혀 없어 송금 대체용으로도 큰 인기였다.
SC제일은행은 인터넷뱅킹 전용 통장인 ‘e-클릭통장’ 가입 고객에게 인터넷뱅킹, 텔레뱅킹, 정액 자기앞수표 발행, SC제일은행 내 송금 수수료 등을 전액 면제해주는 혜택으로 인기를 끌었다.
HSBC는 세계 각지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도와 중국, 유라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로 재미를 봤다. 시중은행 가운데 간접투자상품이 올해 최대 히트상품이 된 곳은 HSBC가 유일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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