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수를 내려다가

  • 입력 2006년 12월 14일 03시 04분


바둑 한 판에 묘수 세 번 터뜨리면 진다는 말이 있다. 묘수를 당한 쪽이 아니라 구사한 쪽이 진다는 얘기가 놀랍다.

그 이유는 묘수를 세 번씩이나 짜내며 버틸 지경이라면 형세는 뻔하다는 것이다. 바둑은 100점짜리 한 수에 이어 60점짜리를 두는 것보다 꾸준히 80점짜리 두 수를 두는 쪽이 이길 확률이 높다. 이창호 9단을 정상에 올려놓은 건 묘수가 아니라 기복 없는 ‘평균점’이었다.

백 92는 벼락같이 결행한 수였으나 힘들게 쥔 주도권을 다시 내놓게 했다. 박영훈 9단이 본 것은 흑 95 다음 참고1도 백 1 이하로 움직이는 수였다.

백 7 때 흑 A로 받으면(당연하게 생각했다) 8에 잇는 선수를 발판으로 백 B로 째는 수가 통한다. 그런데 순간 흑 8로 반발하는 수가 보였다.

참고2도 흑 12의 멋진 수가 있어 18까지 패가 난다. 지면 끝장인 패싸움이다.

흑에게는 하변 ‘가’에 붙이는 팻감이 있다. 그래서 백은 급히 96으로 진로를 수정했는데 100까지 별 소득 없이 엷어지기만 했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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