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괴한 물리친 태권소녀에 ‘명예경찰’

  • 입력 2006년 7월 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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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집 안에 침입한 괴한을 기지와 용기로 쫓아내 검거에 결정적인 공을 세운 10대 자매가 표창을 받았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7일 오후 경찰서 3층 회의실에서 마포구 합정동에 사는 자매 A(15) 양과 B(13) 양에게 경찰서장 명의의 표창장을 수여했다.

미성년자인 두 자매를 대신해 아버지 C(45) 씨에게 신고보상금 30만 원이 주어졌고, 동생 B 양은 마포경찰서 명예경찰 포돌이·포순이 소년단원으로 위촉됐다.

이날 수여식에 아버지, 작은어머니와 함께 참석한 A 양은 “생전 처음 당한 일이라 무서웠는데 용기 있게 행동한 동생이 자랑스럽다”며 활짝 웃었다.

유치원 때부터 태권도를 배운 실력으로 괴한을 물리쳐 언니를 성폭행 위기에서 구한 B 양은 “처음에는 너무 무서웠지만 언니와 가족을 구해 기분이 좋다”며 “평소 태권도와 달리기를 배워 다행”이라고 말했다. 아버지 C 씨는 “아이들이 원래 밝고 씩씩하다”며 “그저 무사해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술학도를 꿈꾸고 있는 A 양은 범인의 특징을 정확하게 꼽은 몽타주로 범인 강모(35) 씨를 검거하는 데 도움을 줬다.

두 자매는 이날 표창을 받은 뒤 ‘당시의 악몽 같은 상황을 빨리 털어낼 수 있도록 기분전환을 시켜 주라’는 주변의 조언에 따라 작은어머니의 손을 잡고 나들이를 떠났다.

이 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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