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앤 클래퍼]외국인학교에도 ‘교육열’ 나눠주세요

  • 입력 2006년 6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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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지게 했던 월드컵 열기가 한국의 16강 좌절로 사그라졌지만, 4000만이 하나가 되어 ‘대∼한민국’을 외치는 한국인의 모습은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국내총생산(GDP) 세계 11위, 무역거래 10위권,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 11개 보유국인 한국. 이 나라에 월드컵의 열기 다음으로 뜨거운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교육열일 것이다.

며칠 전 신문 보도를 통해 외국인학교에 대한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국무조정실 규제개혁기획단이 발표한 자료에는 일정 기준을 충족한 외국인학교를 졸업하면 국내 학력으로 인정하고, 상급 학교 진학이나 일반 학교로 전학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과 외국인학교의 내국인 비율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동안 대부분의 외국인학교 졸업생은 국내 대학 진학 시 특례입학 외에 정규 입학이 힘들어서 진로 선택의 폭이 넓지 못했다. ‘내국인 비율 확대’에 대한 검토는 최근 급증하는 조기 유학에 대한 대안으로서 외국인학교의 가능성을 높여 주고 있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외국인학교는 국제화와 개방화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일례로 중동의 조그만 어촌 마을에 불과했던 ‘두바이’가 최근 5년 사이에 인구가 90만 명에서 120 만 명으로 증가하는 등 세계화의 허브로 성장한 원인 중 하나는 우수한 교육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두바이는 세계 각국에서 온 외국인들의 자녀교육을 위해 79곳의 국제외국인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그중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일본의 자국학교가 있다.

한국에 현재 설립 중인 외국인학교는 총 44곳이며 이 중 서울에는 16곳이 있다. 서울의 경쟁도시라고 할 수 있는 홍콩과 싱가포르에는 외국인학교가 모두 60곳을 넘고 있다. 한국은 외국인학교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외국인학교의 교육시스템과 교육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여러 학교 중 자녀에게 가장 적합한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외국인학교의 양적인 성장도 필요하다. 외국인들이 한국 근무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자녀교육이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은 교육시장의 개방화와 국제화에 직면하고 있다. 한국은 높은 교육열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이러한 뜨거운 교육열이야말로 이 나라를 이끌어 가는 성장의 원동력이 아닐까 한다. 어느 때보다 외국인학교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새삼 돌아볼 때이고, 외국인학교를 바라보는 일부 부정적인 시각이 많이 바뀌었으면 한다.

한국외국인학교에는 초중고교 과정의 교장이 따로 있고 이를 총괄하는 교장을 ‘총교장’이라고 합니다.

앤 클래퍼 한국외국인학교(KIS) 총교장

◇한국외국인학교에는 초중고교 과정의 교장이 따로 있고 이를 총괄하는 교장을 ‘총교장’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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