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동부-삼성-모비스, 천적관계가 ‘3强 균형’ 낳았다

  • 입력 2006년 1월 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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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동부 전창진(43) 감독은 올 시즌 삼성 안준호(50), 모비스 유재학(43) 감독과 묘하게 얽혀 있다.

전 감독은 현역 시절 안 감독과는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은 절친한 선후배 사이. 동갑내기 유 감독과는 상명초교와 용산중에서 함께 뛴 어릴 적 친구.

전 감독은 이런저런 인연으로 묶인 안 감독, 유 감독과 2일 현재 나란히 17승 10패로 공동 선두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천적 관계로 얽히고설켜 있어 흥미롭다.

동부는 삼성과 올 시즌 3차례 맞붙어 모두 이겼다. 지난 시즌까지 포함하면 4연승. 그런데도 전 감독은 평소 친정팀 삼성을 응원하고 “준호 형이 잘되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한다.

삼성 조승연 단장은 “우리는 동부와 골밑에선 대등한 대결을 벌이는데 동부 슈터 양경민을 제대로 막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동부는 이번 시즌 모비스에는 3연패에 빠지며 꼬리를 내렸다.

이미 두 차례 정상에 오른 전 감독이 유 감독에게 “너도 우승 한번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격려할 만큼 유달리 약한 면모를 보인 것. 삼성과 맞붙을 때 펄펄 날던 동부 용병들이 수비가 강한 모비스와 만나면 부진에 허덕인다는 게 전 감독의 패인 분석이다. 삼성은 모비스에 2승 1패.

한편 7위 KTF는 동부에는 3연패에 빠져 있지만 삼성엔 3연승을 달리며 같은 상위 팀인데도 대조적인 성적을 거둬 ‘도깨비 팀’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KTF 추일승 감독은 “동부랑 할 때는 맥기, 조상현, 황진원 등 주전들이 못 뛴 경우가 많아 불운했다”며 “삼성과의 경기엔 우리 선수들이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고 말했다.

KT&G 김동광 감독은 삼성 사령탑 시절 잠실에서 유독 승률이 낮았다. 당시 삼성 프런트는 잠실에서 고사를 지내고 소금을 뿌리기도 있다. 김 감독에겐 아직 이런 징크스가 남아 있는 듯 KT&G는 올 시즌 삼성과 SK의 홈 코트인 잠실의 실내체육관과 학생체육관에선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6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KT&G는 KCC에 1패도 없이 3연승하며 유달리 강했다.

LG는 올 시즌 10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특정 팀에 연승과 연패가 없어 안정된 전력을 보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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