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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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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지금까지 대북사업에 10억5000만 달러(약 1조500억 원)를 투자했고 그룹 총수의 자살이라는 비극까지 겪었다. 북은 현대를 길들이고, 남측 기업들을 경쟁시킴으로써 체제유지에 필요한 달러를 더 모으겠다는 생각이겠지만, 이처럼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북을 믿고 우리 기업들이 거래와 투자를 할 수 있겠는가.
북한이 이렇게 막무가내식으로 나오는 데는 한국 정부와 롯데관광의 어정쩡한 대응도 한몫 했다고 본다. 정부는 “계약상 개성관광사업은 현대가 독점권을 갖고 있다”면서도 8월 말 북이 구두로 롯데관광에 개성관광 협의를 제안한 이후 ‘정부가 개입할 일이 아니다’는 식의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롯데관광은 현대를 의식해 애매한 태도를 보여 오다가 그제 드디어 “북이 국제적 비즈니스 규범을 지켜준다면 사업추진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적극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개성관광사업은 2000년 북한과 현대가 맺은 ‘대북 7대 사업’ 계약에 엄연히 현대의 독점사업으로 규정돼 있다. 현대는 이를 위해 5억 달러나 지불했다. 그런데도 북의 제안에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정부나 롯데관광의 애매한 태도는 자칫 북한의 ‘나쁜 버릇’만 키울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롯데관광은 지금이라도 북의 부당한 제안을 거부해야 한다. 이런 식이라면 롯데관광이 장차 ‘제2의 현대’가 되지 말란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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