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삼성 양키스’ 황홀한 주말

  • 입력 2005년 4월 3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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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렬 감독님 기쁘시죠.” 3일 롯데 전에서 만루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삼성 심정수. 이날 심정수는 1회초 무사 만루에서 롯데 선발 장원준으로부터 왼쪽 담장을 넘기는 135m짜리 장외홈런을 뽑아냈다. 대구=연합
“선동렬 감독님 기쁘시죠.” 3일 롯데 전에서 만루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삼성 심정수. 이날 심정수는 1회초 무사 만루에서 롯데 선발 장원준으로부터 왼쪽 담장을 넘기는 135m짜리 장외홈런을 뽑아냈다. 대구=연합
삼성 거포 심정수(30)가 프로야구 연봉 킹다운 폭발적인 타격으로 무한 질주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계약금 20억 원, 연봉 7억5000만 원 등 4년간 최고 60억 원의 대박을 터뜨리며 이적한 심정수. 그는 3일 대구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즌 2차전에서 1회 역전 결승 만루홈런을 포함해 2타수 2안타 2볼넷 4타점의 맹타로 팀의 14-2 대승을 이끌었다.

심정수는 1회 무사 만루에서 롯데 선발 장원준의 2구째 낮은 직구를 끌어당겨 왼쪽 관중석을 넘기는 135m짜리 장외홈런을 터뜨렸다.

전날 롯데와의 개막전에서도 3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의 맹타를 휘둘러 팀의 4-0 승리에 기여했던 심정수는 이로써 개막전부터 5연타수 안타, 8연타석 출루 행진을 벌였다.

5연타수 안타는 1997년 롯데 김응국이 세운 최다 기록과 타이, 8연타석 출루는 1983년 삼성 박승호 등 4명이 세운 5연타석 출루 기록을 넘어선 신기록이다.

삼성은 7회에만 7점을 뽑는 등 시범경기 팀 평균자책 1위(2.17)인 롯데를 홈런 3개를 포함한 장단 14안타로 두들겼다.

삼성 에이스 배영수는 전날 개막전에서 탈삼진 7개를 곁들이며 4안타 완봉승을 일궈냈다. 개막전 완봉승은 1988년 OB 장호연이 롯데를 상대로 거둔 노히트노런을 포함해 통산 8번째지만 무4사구 완봉은 처음. 올해 처음 지휘봉을 잡은 선동렬 감독은 배영수와 심정수가 잇달아 승리를 선사해 126경기 대장정의 첫 발걸음이 가볍게 됐다.

잠실에선 두산이 LG를 8-7의 ‘케네디 스코어’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LG는 9회 2사 후 박용택의 만루홈런으로 1점차까지 추격했지만 계속된 2사 1, 2루에서 클리어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광주에선 기아가 4회 김상훈의 결승 3점 홈런에 힘입어 한화에 4-2로 이겼고 수원에선 SK가 현대를 6-4로 꺾었다.

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완봉승 하던 날 돌아가시다니…”▼

‘마지막 할머니 생각.’

삼성 에이스 배영수(24·사진)는 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하면서 자신의 모자챙 밑에 검은색 유성 펜으로 이렇게 썼다.

관절염을 앓던 할머니(김태순·80)가 이틀 전 갑자기 건강이 악화돼 경북대 병원에 입원하자 쾌유를 비는 마음으로 쓴 것. 배영수는 문구처럼 할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을 공에 담아 던졌고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개막전 무사사구 완봉승을 일궈냈다.

배영수는 집안 사정으로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할머니의 보살핌 속에서 자랐기에 할머니에 대한 정이 유달리 깊었다. 경기 직후 병원으로 달려간 그는 할머니에게 완봉승 소식을 전했고 할머니는 밤 12시 경 숨을 거뒀다.

친척들과 함께 경북대 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지키고 있는 배영수는 3일 “할머니가 마지막 가시는 길에 손자 자랑거리 하나를 드려서 다행이다”라며 울먹였다.

배영수는 상을 치른 뒤 늦어도 5일부터는 팀에 합류할 예정. 선동렬 삼성 감독은 3일 롯데와의 2차전이 끝난 뒤 빈소를 찾았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수원(SK 1승1무)
S K1100210016
현대0002000114
[승]산체스(선발·1승)[세]카브레라(8회·1세)[패]캘러웨이(선발·1패)[홈]서튼(8회·1호) 강귀태(9회·1호·이상 현대)

▽대구(삼성 2승)
롯데1000010002
삼성40000172×14
[승]바르가스(선발·1승)[패]장원준(선발·1패)[홈]심정수(1회4점·1호) 김종훈(6회·1호) 박정호(7회2점·2호·이상 삼성)

▽광주(기아 1승1패)
한화0001010002
기아30000×4
100
[승]강철민(선발·1승)[세]신용운(9회·1세)[패]문동환(선발·1패)[홈]이범호(4회·1호) 데이비스(6회·1호·이상 한화) 김상훈(4회3점·1호·기아)

◇2일 전적

두산 14-5 LG

삼성 4-0 롯데

한화 13-3 기아

현대 5-5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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