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최철한 9단 국수전 2연패 달성

  • 입력 2005년 2월 20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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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북한의 금강산호텔에서 국수전 우승에 성공한 최철한 9단(오른쪽)이 도전에 실패한 이창호 9단과 복기를 하고 있다. 금강산=이종승  기자
19일 북한의 금강산호텔에서 국수전 우승에 성공한 최철한 9단(오른쪽)이 도전에 실패한 이창호 9단과 복기를 하고 있다. 금강산=이종승 기자
최철한(崔哲瀚·20) 9단이 국수전 2년 연속 우승에 성공하며 한국 프로바둑계의 최강자 반열에 올랐다.

최 9단은 19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국수전 도전 5번기 제3국에서 도전자 이창호(李昌鎬·30) 9단에게 151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3승 무패로 우승컵을 안았다. 이로써 최 9단은 기성전 천원전과 함께 국내 기전 3관왕을 유지하게 됐다. 국내 프로바둑계도 ‘최철한 시대’로 들어서게 됐다.

최 9단은 이번 우승으로 ‘이창호 9단의 천적’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최 9단은 2004년 이후 이 9단에게 도전기와 세계대회 본선에서 8연승을 거두고 있는 것. 지난 기 국수전에서 이 9단과 맞붙었을 때의 전적은 3 대 2의 신승. 그러나 이번엔 3판 완승이다. 이 9단이 5번기에서 0 대 3으로 잇따라 패한 것도 2003년 유창혁 9단에게 패왕전에서 진 이후 처음이다. 최 9단 스스로도 “3 대 0은 예상치 못했던 결과”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최 9단은 “3국은 미리 구상한 대로 진행됐다. 두텁게 두고 싶어 변화가 적은 포석을 짰고 중반 상변에서 실수를 저질렀지만 이 9단이 하변에서 착각해 승부가 일찍 결정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9단과의 대국에 자신감이 붙었느냐는 질문에 “지난 기엔 흑으로 두어야 이길 자신이 있었는데 이번엔 흑백 상관없이 자신 있었다”며 “이 9단이 ‘이 9단다운 바둑’을 보여주지 못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바둑을 두어 준 것같이 느낄 정도였다. 이겼지만 약간 씁쓸하다”고 평했다.

이제 1인자가 됐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최 9단은 “이번엔 이 9단의 컨디션이 안 좋았을 뿐이다. 더 전진해야 한다”고 신중함을 보였다.

지난해 국수전 타이틀을 빼앗긴 뒤 올해 리턴매치를 벌였지만 탈환에 실패한 이 9단은 올해 들어 전적이 1승 6패. 그러나 그는 “슬럼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철한 9단은 침착하고 수읽기가 강하다. 내가 실수를 많이 저질렀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상대가 잘 두어서 이긴 것”이라며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국내 기전 사상 최초로 북한에서 처음 열린 이번 도전기에는 바둑 관계자와 참관단 150명이 몰렸으며 조훈현(曺薰鉉) 9단이 주관한 공개해설회도 열렸다. 또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 박종렬(朴宗烈) 5단, 윤종섭(尹鍾燮) 3단이 참관단의 아마추어 팬 15명과 지도다면기를 벌이기도 했다.

금강산=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제3국 해설(1~151):

초반은 평범한 포석. 백 44가 흑 45를 부른 악수다. 상변 백 세력이 약화돼 흑이 기선을 잡았다. 흑 77로 뛴 수가 실착. 그냥 81의 곳에 단수 친 뒤 96의 곳을 이어 살았으면 우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팽팽한 형세가 이어졌지만 백 126이 흑 129로 단수치는 강수를 예상하지 못한 패착. 이후 흑 151까지 정확한 수순으로 하변 백 대마가 숨을 거뒀다. 9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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