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한국정당정치사’… 분열의 정치는 패배한다

  • 입력 2004년 11월 5일 16시 47분


◇한국정당정치사/심지연 지음/497쪽 2만6000원 백산서당

“15대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김대중은 통합을 통해 50년 만에 여야간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이룬 반면, 이회창은 내부분열을 극복하지 못하고 패배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또한 ‘위기와 통합’의 가설이 극명하게 드러난 사례다.”

한국정치학회 회장인 저자는 해방정국에서 김대중 정부까지 한국정당정치의 역사를 정당의 분열은 위기를 초래하고, 이런 위기는 통합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단순명료한 가설을 통해 규명한다. 한국 정치인의 합종연횡과 정당의 이합집산 현상의 밑바탕에는 권력으로부터의 배제에 대한 위기감,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정당과의 통합과 합당을 추진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이론적 매력은 떨어지지만 그 경험적 합법칙성은 놀라울 정도로 맞아떨어진다.

15대 대선에서 통합을 통해 집권에 성공한 김대중이 13대 대선에서는 당시 민주당의 분열을 낳았기에 패배했다는 역사적 교훈이야말로 극심한 분열의 정치에 휩싸인 오늘날 한국정치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다. 그런 의미에서 분열이 아닌 통합을 통해 정당의 정체성 확립에 나서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명쾌하면서도 무게 있는 교훈으로 다가온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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