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육 다시 받든지 칼로 나를 찔러라"

  • 입력 2004년 9월 3일 1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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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은 역사교육을 다시 받든지, 칼을 들고 와서 이영훈 선생과 나를 찔러라"

2일 방영된 MBC '100분 토론'에서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일제시대 군 위안부 문제를 '성매매'에 비유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같은 대학 경제학부 양동휴 교수가 이 교수를 공개 옹호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양 교수는 3일 서울대 경제학부 게시판에 쓴 '100분토론 후담'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100분 토론 나도 보았는데 이영훈 선생이 군계일학이었다"며 "네티즌들은 역사교육을 다시 받든지 칼을 들고 와서 이영훈 선생과 나를 찔러라"고 일갈했다.

양 교수는 해당 글에서 "이영훈 교수는 사회적 정치학적 경제학적 모든 면을 꿰뚫어볼 뿐 아니라, 온갖 사료에 대한 분석까지 최고 수준의 학자임을 보였다"고 추켜세웠다.

그는 또 게시판에 항의 글을 올린 네티즌들에게 "어떤 좋은 중고등학교 출신인지 모르겠지만 역사교육을 다시 받지 않고는 곤란하겠다"고 말했다.

동아닷컴은 본인이 쓴 글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양 교수는 이날 오후 3시간동안 강의를 끝낸 뒤 학교 밖으로 나가 연락이 닿지 못했다.

그러나 양 교수의 부인 김모 씨는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양 교수가) 본인이 쓴 글이 맞다고 바깥에서 알려왔다"며 "그 글을 쓴 취지는 '오랜 기간 곁에서 본 이영훈 교수가 오직 학자적 양심에 의해 사료를 근거로 사실만을 얘기할 뿐, 비난받을 분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또 "이영훈 교수는 독재 시절에도 데모하다 끌려가서 고생하신 분이자, 사료를 보느라 밤 11시 이전에 연구실을 나오는 적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분"이라며 "사료조차 보지 않고 '민족'만을 얘기하는 일부 학자들이야말로 모순을 드러내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양 교수는 현 정권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단에서 국가시스템개혁분과 작업을 맡은 바 있다.

이재준 기자 zz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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