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김연제/올림픽선수 약물유혹 이겨내야

  • 입력 2004년 8월 26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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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제
‘약물 없는 깨끗한 올림픽’을 표방한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지약물 복용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메달 획득에 따른 부와 영광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자 포환던지기에 출전한 러시아의 이리나 코르차넨코는 금지약물을 복용한 게 밝혀져 금메달을 빼앗겼다. 또 다른 사람의 소변 시료를 제출한 터키 육상선수 슈레아 아이한은 세계육상연맹의 강력한 제재조치를 받는다고 한다.

기원전 3세기 말엽의 고대 올림픽에서도 경기력 향상을 위해 코카인 같은 흥분제를 복용했다고 기록은 전한다. 승리에 대한 집착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올림픽위원회나 세계 반(反)도핑 기구의 전방위적인 금지약물 검사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스포츠 상업화 바람은 선수들의 약물 복용을 은밀하게 부추기고 있다.

운동선수가 경기력 향상을 위해 약물을 복용했는지를 감지하는 도핑검사의 목적은 양성 판정을 받은 선수의 자격 박탈이나 경기 참가 제한 등의 제재조치에 있는 게 아니다. 운동선수들의 올바른 스포츠정신을 함양하고 공정한 경기를 유도하며 약물복용 후의 부작용으로부터 선수를 보호하자는 취지다.

최근 금지약물에 대한 양성 판정 건수가 증가한 것은 검사 건수가 예전보다 많아진 이유도 있지만 첨단장비들이 1ng(나노그램·1ng은 10억분의 1g)의 미세한 양까지 검출해 내기 때문이다. 그 장비들은 검출된 약물이 자연적으로 인체에서 생성된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복용한 것인지도 파악할 수 있다.

선수들은 정정당당하게 경기에 임하는 것이야말로 자기 개인뿐 아니라 국가의 명예를 위해서도 최선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어디 스포츠 선수들뿐이랴. 금지와 불법의 유혹을 이겨 내야 한다는 것은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이가 되새겨야 할 명제다.

김연제 KIST 생체대사연구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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