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물개’…여류 바이올리니스트의 물개사랑

  • 입력 2004년 8월 13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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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개/피오나 미들턴 지음 김준영 옮김/303쪽 9500원 들녘

켈트인의 신화와 전설이 흐르는 스코틀랜드 헤브리디스 섬의 해변. 짙은 안개 속에서 바이올린 선율이 흘러나온다. 긴 수염과 애절한 눈망울을 지닌 물개 두 마리가 물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이를 경청하기 시작한다.

1978년 19세의 영국 여류 바이올리니스트 피오나 미들턴과 물개들의 만남은 그렇게 이뤄졌다. 미들턴은 이후 물개들의 수호천사가 된다. 스코틀랜드 해안은 연어양식장이 늘어나면서 어부들이 한해 5000마리의 물개를 학살했고, 1988년에는 수질오염으로 북유럽의 물개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미들턴은 다친 물개를 돌보며 물개를 소재로 한 신비로운 음악을 통해 에코페미니즘의 대표주자로 떠오른다. 글 읽는 재미보다는 물개와 바이올린이라는 이미지가 더 강렬한 책이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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