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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1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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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단 원로인 지은이가 그간 교우해온 문인들과의 인연과 가슴에 묻어둔 시들을 하나하나 꺼내놓은 사진첩과 같은 책. 그가 ‘고독하고 위대하다’고 평가했던 유치환부터, 1938년 습작 시 수십 편을 안고 스물한 살의 그를 찾아왔던 보통학교 6학년생 소녀 최은미까지 그의 삶을 유성처럼 가로질러 갔던 문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히 고인이 된 문인들에 대한 지은이의 추억이 그윽하다. ‘현대문학’에 근무하던 시절의 시인 박재삼은 어느 날 취중에 소설가 오상원의 소설 원고를 잃어버려 고심했다. 오상원은 아무 일 아닌 것처럼 “그럼 다시 써야지”하고 말했는데 새로 쓴 그 소설로 동인문학상을 받았다고 한다. 고색창연하지만 언제 보고 들어도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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