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한만년 일조각 사장 별세

  • 입력 2004년 5월 2일 18시 47분


광복 후 한국 출판 1세대의 대표적 인물인 구봉 한만년(久峰 韓萬年) 일조각 사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10시19분 서울대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9세.

192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53년 일조각을 창립해 역사학과 사회학, 법학, 의학 중심의 학술전문출판사로 일구어냈다. 특히 출판을 통한 한국학 진흥에 힘쓴 고인은 이기백(李基白) 전 서강대 교수의 ‘한국사신론’, 김용섭(金容燮) 전 연세대 교수의 ‘조선후기농업사 연구’ 등 기념비적인 저작들을 출간했으며 87년부터는 반년간지 ‘한국사 시민강좌’를 펴내 한국사의 대중적 이해확산에 힘썼다. 75년 ‘월봉(月峰) 저작상’을 제정해 매년 한국학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업적을 낸 학자를 시상함으로써 이 분야 연구자들의 사기를 북돋우기도 했다.

74년 이후 80년까지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을 지내는 등 국내 출판계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앞장선 고인은 대한민국문화예술상, 화관문화훈장, 인촌상, 자랑스런 서울대인상, 간행물윤리대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수필집 ‘一業一生’이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유효숙(兪孝淑·74)씨와 교수로 재직 중인 아들 성구(成九·서울대 의대) 경구(敬九·국민대) 준구(準九·서울대 의대) 홍구(洪九·성공회대)씨, 딸 승미(承美·연세대)씨 사위 김운경(金雲耕·고려대)씨가 있다. 일조각 후임 사장은 둘째며느리 김시연(金時娟·45)씨가 맡을 예정이다.

발인은 4일 오전 8시. 장지는 강원 원주시 부론면 손곡리 선산. 02-760-2091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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