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우즈-싱 '올해의 선수' 싸고 신경전

  • 입력 2003년 11월 27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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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적 라이벌.’ 비제이 싱(왼쪽)과 타이거 우즈의 사이는 무척 껄끄럽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적대적 라이벌.’ 비제이 싱(왼쪽)과 타이거 우즈의 사이는 무척 껄끄럽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앙숙’관계인 타이거 우즈(28·미국)와 비제이 싱(40·피지).

내달 8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PGA투어 ‘올해의 선수’ 타이틀을 놓고 이들의 신경전이 한창이다. ‘올해의 선수’는 그해 15개 대회 이상 출전한 동료 선수들이 투표로 뽑는 가장 영광스러운 타이틀.

우즈는 최근 저명한 골프라이터인 더그 퍼거슨과의 인터뷰에서 “무조건 대회에 많이 출전해 상금왕이 되는 것은 쉽다”며 싱의 올 시즌 상금왕 등극을 평가절하했다. 싱(757만3907달러)은 올해 우즈(667만3413달러)보다 9개 많은 27개 대회에 출전, 90여만달러 차이로 생애 첫 상금왕을 차지했다.

이에 싱은 “프로골프에서는 다승왕 보다 상금왕이 더 가치가 크다”며 맞받아쳤다. 우즈는 올해 5승, 싱은 4승.

두 선수 사이에 앙금이 쌓이기 시작한 계기는 싱의 2000년 마스터스 우승. 우즈는 그 해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을 석권했지만 싱 때문에 전인미답의 ‘단일시즌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기회를 놓쳤다.

그 해 11월 프레지던츠컵부터는 드러내 놓고 감정싸움을 벌였다. 싱은 자신의 캐디 폴 테소리가 ‘타이거가 누구?’라는 조롱 섞인 문구가 들어간 모자를 쓰도록 방치해 먼저 우즈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에 우즈는 일반적으로 컨시드(일명 퍼팅OK)를 주는 짧은 퍼팅을 여러 차례 외면하며 싱을 2홀 차로 꺾었다.

갈수록 앙금이 쌓인 두 선수는 한 조에 편성될 경우 ‘마크 좀 옮겨달라’ 등 극히 형식적인 대화만 나눌 만큼 냉랭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두 선수의 ‘적대적 라이벌 관계’는 올 시즌 성적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함께 출전한 14개 대회에서 두 선수는 6차례씩 상대를 앞섰고 2차례는 같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각종 타이틀과 대회에서 이들의 ‘치고 받기’는 흥미롭다.

싱이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에서 우승하자 우즈는 이에 질세라 ‘바이런 넬슨상’(시즌 평균 최저타수상)을 수상했다. 우즈가 아널드 파머가 주최자인 ‘베이힐 인비테이셔널’을 제패하자 싱은 ‘아널드 파머상(상금왕에게 주는 트로피)’을 거머쥐었다.

올해의 선수상은 ‘잭 니클로스 트로피.’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주최자가 잭 니클로스인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는 나란히 공동 4위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그만큼 올해의 선수 타이틀 향방이 안개속이라는 얘기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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