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방 이야기]‘구안와사’ ,침-약-물리치료 병행

입력 2003-11-23 17:50수정 2009-10-1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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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첫째딸의 결혼을 며칠 앞두고 얼굴이 마비된 어머니가 찾아왔다. 딸 결혼 준비로 여기저기 다니느라 지친 줄도 몰랐는데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그렇게 됐다는 것. 그 어머니는 울먹이면서 “딸의 결혼식엔 갈 수 있나요” “유전이 되는 것은 아닌가요”라고 물었다.

이런 경우를 한방에서는 입(口)과 눈(眼)이 삐뚤어지는 병이라고 하여 ‘구안와사’라고 한다. 과로나 스트레스를 받은 뒤 몸이 허약해진 상태에서 찬바람을 맞거나 담(痰)이나 어혈(瘀血)이 생기면서 얼굴 쪽 경락에 기혈 순환이 잘 안돼 나타난다.

구안와사에 걸리면 한쪽 이마의 주름살이 생기지 않고 한쪽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으며 코를 찡긋거리거나 입을 옆으로 벌리는 것도 어렵다. 음식을 먹을 때 입 밖으로 흘리고 발음도 새게 된다. 운동마비 이외에도 귀 뒤쪽이 아프거나 눈물이 많이 날 수도 있다. 혹은 눈물이 전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청각이 예민해지며 맛을 잃기도 한다.

구안와사를 치료하려면 기혈이 제대로 순환되도록 하는 처방이 필요하다. 보통 경락을 뚫어주는 침구 치료를 하며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쑥찜팩 마사지 등을 함께 실시한다. 이렇게 하면 87% 정도는 병이 생긴 지 7주 이내에 별다른 후유증 없이 치유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마음이다. 마비되고 삐뚤삐뚤한 얼굴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거울을 쳐다보면서 조급해 하는 환자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이 경우 우울증이 생길 뿐 치료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넉넉하게 여유를 갖는 게 좋다.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쓰는 경우도 있다. 보통 특정한 약을 얼굴이나 손목에 바르거나 붙인다. 그렇지만 치료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피부에 손상만 준다.

구안와사를 예방하려면 요즘처럼 찬바람이 불고 날씨가 추워질 때 갑자기 따뜻한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이동하는 것을 피하도록 한다. 어쩔 수 없이 외출해야 한다면 목이나 얼굴을 따뜻하게 하도록 한다. 이와 함께 규칙적인 생활과 영양섭취 및 운동으로 저항력을 키우는 게 좋다.

김용석 강남경희한방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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