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전투병 포함 3000명”, 美 “그 정도 규모는 곤란”

입력 2003-11-09 18:44수정 2009-09-28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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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추가 파병부대의 성격과 규모를 둘러싸고 한미 양국간에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

5, 6일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대미(對美) 파병협의단과 미국 실무자간의 협의는 기본적인 인식차로 인해 파병 형태나 지역을 둘러싼 논의는 아예 해보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의에서 한국은 이라크 재건을 지원하기 위한 비전투병 2000명과 이를 보호하기 위한 전투병 1000명 등 3000명을 파병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건설단을 파견하고 이들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사 표시인 셈이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에 요청한 것은 현재의 이라크 치안유지를 관리하는 부대여서 논의가 진전을 보지 못했다. 외교안보 부처의 한 관계자는 “대미 파병협의단의 제안은 미국이 먹지 않을 떡을 우리가 던진 뒤 ‘미국이 그걸 안 먹어도 우리는 상관없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로 인해 워싱턴 협의에서 드러난 양국의 입장차가 추후에도 절충점을 찾지 못하면 한국이 파병 방침을 철회하거나 미국이 한국의 파병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한 관계자는 “미국은 내놓고 파병을 그만 두라고 할 수야 없지만 ‘한국이 보내기 싫으면 차라리 그만두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이 같은 한미간의 입장차는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파병 요청을 공식적으로 수락하고 난 뒤 불거진 것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한미동맹에도 금이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물론 미국으로서는 현재 상황에서 찬밥 더운밥 가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터키가 7일 파병을 공식 철회했고 이라크 내 상황이 불안해지면서 다른 국가들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아직은 현재 2개의 다국적군(영국 폴란드)을 운영하고 있으며 추가로 다국적군이 구성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다국적군 구성을 위해 다급한 심정에서 한국의 비전투병 중심의 파병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이에 따른 한미동맹의 균열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정부 내에선 파병에 적극적인 외교안보 부처와 이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자간의 불협화음이 확대되고 있어 이래저래 파병 문제는 점점 꼬여만 가고 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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