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방부, 정말 왜 이러나

동아일보 입력 2003-11-07 18:23수정 2009-10-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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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내부에서 갖가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국군기무사령부가 편법을 동원해 전역을 앞둔 장성에게 장기 해외연수 혜택을 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군이 이런 식으로 처신하다가는 최소한의 국민 신뢰마저 잃게 되는 사태가 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국군기무사는 올해 초 사령관 후보로 거론되다가 낙마한 K 소장에 대해 3700여만원의 자체 예산으로 6개월간 해외연수를 보내 줬다. K 소장은 이달 말로 전역 날짜를 받아놓은 데다 올해 국방부 해외연수 대상에도 포함돼 있지 않은 인물이라고 한다. 외유성이나 위로성 연수, 혹은 특혜로밖에는 달리 해석할 수 없는 일이다.

군 안팎에서 드러난 부정비리 의혹이나 상식에 어긋난 행태는 이외에도 많다. 최근에만도 국방부 출연기관인 국방품질관리소장(예비역 소장)이 수뢰 혐의로 출국 금지됐고, 전직 국방장관이 인사 청탁과 관련한 뇌물수수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부끄러운 일이 있었다. 그런가 하면 불필요하게 넓은 면적으로 조성된 국방부 신청사 내의 장성용 휴게실이 세간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정부는 9월 말 전년 대비 2.1% 증액에 그친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국방예산은 이례적으로 8.1%나 올려 배정했다. 나라살림은 어렵지만 군이 본연의 임무인 국가안보에 만전을 기하라는 뜻일 것이다. 국방부는 이 같은 국민의 바람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안에서는 국민 혈세를 허투루 쓰면서 예산만 크게 올린 격이 되어서야 국민이 이를 쉽사리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국방부는 더 늦기 전에 자체 비리를 척결하고 예산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일대 쇄신을 꾀해야 한다. 무엇보다 군 수뇌부부터 변해야 한다. 조영길 국방장관은 7월에도 국방회관 비리사건 관련자들에 대해 직권을 발동해 1심 형량을 절반씩 경감해 줬다. 이런 식의 ‘제 식구 감싸기’가 사라지지 않는 한 군내 부정비리와 방만한 예산집행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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