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시즌 초반 ‘안개속 용병’ 뚜껑 열어보니…

  • 입력 2003년 10월 27일 18시 04분


동양 레이저
동양 레이저
‘힉스 없는 자리에 내가 있다.’

국내 한명뿐인 백인 용병인 오리온스의 바비 레이저. 그는 ‘힉스 도우미’로 뽑혀온 선수였다. 최고 용병으로 꼽히던 마르커스 힉스의 골밑 공격을 지원하는 역할. 그러기에 힉스가 시즌 직전 허리부상으로 미국으로 돌아가자 레이저도 대체되리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2003∼2004 애니콜 프로농구 개막 후 그는 힉스 없는 오리온스의 기둥이다. 26일 모비스전에서는 33득점, 11리바운드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개막 후 평균 26.5득점,14.5리바운드. 힉스 같은 탄력과 파워는 없지만 성실하고 꾸준한 플레이가 장점.

정규리그가 시작된 뒤 각 팀 전력의 핵인 용병들의 면모가 드러나고 있다. 눈에 띄는 선수는 레이저 외에 LG의 빅터 토마스, 전자랜드의 앨버트 화이트, SK나이츠의 스테판 브래포드.

올 시즌 프로농구 개막 후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LG 빅터 토마스(왼쪽)와 SK나이츠의 스테판 브래포드가 볼을 다투고 있다. 뉴시스

힉스가 ‘올해의 용병 최우수선수(MVP)감’으로 점찍었던 토마스는 26일 SK나이츠전에서 3개의 덩크슛을 포함해 26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골밑과 외곽을 휘저으며 플레이 영역이 넓은 게 특징. 그러다 보니 동료용병 페리맨과 조우현의 득점기회도 덩달아 많아졌다는 것이 김태환 감독의 설명.

화이트는 외곽슛이 정확하고 골밑에서도 힘 있게 상대를 밀어붙이는 스타일. 그러나 아직 한국농구에 적응하지 못해 파울트러블에 자주 걸리는 것이 문제. 25일 원주경기에서는 4쿼터 3분을 남기고 5반칙 퇴장 당했다. 유재학 감독은 화이트에게 “골밑에서 상대반칙을 유도하라”는 주문을 역으로 내놓고 있다.

팀의 연패로 빛을 잃기는 했지만 SK나이츠의 브래포드도 평균 31.5점을 넣으며 고감도의 슛 감각을 보이고 있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TG의 앤트완 홀은 3점슛은 뛰어나지만 독불장군식 플레이로 눈총을 받고 있다. 1순위로 뽑힌 KCC 찰스 민렌드도 아직 신선우 감독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신감독은 “1라운드가 끝난 뒤 민렌드의 활용 정도와 플레이 방향을 정하겠다”는 유보적인 입장.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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