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중학생들이 함께 읽고 고른 ‘중학생 눈높이에 맞는’ 시 120여편을 한데 담았다. ‘시험공부의 희생양이 되어 제 맛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된’ 시를 맛보고 즐길 수 있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시인의 작품뿐 아니라 중학생들이 직접 쓴 시도 포함됐다.
시인 정일근은 첫눈이 내리는 바닷가 교실을 노래한다. ‘잠시 교과서를 덮어라/첫눈이 오는 구나/은유법도 문장성분도 잠시 덮어두고/저 넉넉한 평등의 나라로 가자/오늘은 첫눈 오는 날 …’ (‘바다가 보이는 교실 9’ 중)
‘간장에 절인 깻잎 젓가락으로 집는데/두 장이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아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나머지 한 장을 떼 내어 주려고/젓가락 몇 쌍이 한꺼번에 달려든다’ (‘식구’ 중·충북 옥천고 3학년 유병록)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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