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美LPGA스타 한희원 피앙세로 유명세 두산투수 손혁

  • 입력 2003년 9월 5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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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프로야구에서 화제의 인물을 꼽자면 치열한 홈런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 이승엽과 현대 심정수.

이 둘을 제외하면 두산 베어스 투수 손혁(30·사진)이 최고의 관심 대상이다. 그는 올해 미국L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둔 한희원의 예비신랑. 2년여간의 열애 끝에 올 12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프로야구 선수와 골퍼의 만남 자체가 이색적인 데다 올해 미LPGA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한희원이 지금 국내 대회에 출전 중이라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마침 손혁은 4일 잠실 LG전에서 6이닝 3안타 무실점의 뛰어난 피칭으로 선발승을 거둬 국내에 와 있는 ‘피앙세’에게 조그마한 선물을 안겨줬다.

5일 전화를 걸었을 때 그는 예비 장인인 한영관씨가 입원해 있는 강남성모병원으로 가는 중이었다.

한씨는 전날 부산에서 딸 한희원의 경기를 지켜보다 심근경색 증세를 보여 급히 상경해 입원했다. 손혁은 “빨리 완쾌하셨으면 좋겠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틈틈이 한희원의 경기소식을 챙겼다. “지금 이븐파가 됐대요. 공동 5위라던데….” 골프용어들이 술술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잘 치느냐”고 물었다. 그는 “100타 조금 넘는다”며 웃었다. “지난해 8월에 어깨수술 받고 한 번도 안 치다가 한 달 전에 딱 한번 필드에 나갔어요. 다시 다칠까봐 아직 조심스럽죠.”

손혁은 요즘 골프와 한희원 얘기를 하는 게 부담스럽다고 했다. “부럽다”거나 “샘 난다”는 주위의 시선 때문이다. “미국 가서 캐디백 메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했다.

야구 얘기로 돌아가면, 손혁은 후반기에서 한희원 못지않게 상승세다. 어깨수술로 작년 농사를 망친 뒤 올해 전반기에서 단 1승도 없이 4패. 하지만 후반기엔 8월이후 4승을 챙기며 4승1패.

“아프지 않고 야구를 하니까 이제 의욕이 생겨요. 또 남들에게 떳떳하기 위해 야구선수로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죠.”

그는 “프로골퍼 한희원의 신랑이 아니라 야구선수 손혁으로 평가받고 싶다”고 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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