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안정하/해수욕장 軍방갈로 횡포 심해

  • 입력 2003년 8월 5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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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모처럼 경북 김천에서 홀어머니와 조카들이 놀러와 해수욕을 하려고 부산 송정해수욕장에 갔다. 그런데 그곳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했다.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을 피하기 위해 방갈로 앞에 자리를 잡았는데 순간 한 사병이 다가와 “이 방갈로는 군 장성과 가족들이 쉬는 곳”이라며 자리를 옮기라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수 없이 옆 방갈로 앞 그늘로 옮겼는데 이번에도 그 군인이 따라와 그 곳에서 햇볕을 피하고 있는 사람과 우리 일행을 내쫓았다. 너무나 기가 막혀 “방갈로 안에는 아무도 없는데 그늘을 사용하는 것이 높은 사람에게 피해주는 게 뭐냐”고 따졌더니 그 사병은 난처해하며 “높은 사람과 가족들이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비워 두어야 한다”고 했다. 더 이상 그곳에 머무르면 혹시나 사병에게 해가 될까싶어 자리를 피하면서 해수욕장의 그늘에도 주인이 있고, 상하가 있는 우리 사회를 다시금 생각하니 마음이 답답해졌다.

안정하 부산 사상구 주례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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