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새로운 배려…'신세대의 배려는 쉰세대와 다르다

  • 입력 2003년 7월 25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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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배려-젊은 그들만의 코드/오히라 겐 지음 김인주 옮김/207쪽6000원 소화

일본 독자를 위한 이 책의 메시지는 비교적 쉽게 정리된다. 일본인들도 세대간의 단절을 깊이 느끼고 있다. 나이 든 세대는 젊은이에게서 옛날과 같은 ‘배려’를 찾을 수 없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배려’가 젊은 일본인에게도 살아있다고 말한다. 단지 그 개념이 달라졌을 뿐이라는 것.

신세대는 간섭을 끔찍이 싫어한다. 간섭받기가 싫은 만큼 간섭하기도 꺼린다. 이런 정서가 그들의 새로운 ‘배려’에 반영된다. 즉 전철 안에서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젊은이들은 대개 이렇게 생각한다. “혹시 저 분에게 앉으라고 한다면 자신이 그렇게 약해 보이는지 서운해 하지나 않을까, 간섭받았다고 느끼지는 않을까.”

원저의 의도를 떠나 이웃 나라 언어로 번역된 뒤의 이 책은 새로운 의미를 띤다. 우리를 비롯한 외국인은 일본 사회에 안착하기 전 그들의 독특한 ‘배려’문화와 관련된 낯선 불편함을 겪는다. 일본인의 심층심리를 들여다본 이 책은 이런 불편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법하다.

여러 환자들의 임상사례 소개는 때로 청춘소설을 읽는 듯한 여운을 남긴다. 고시준비반에서 만난 연인이 하루아침에 자취를 감추고, 남자는 그녀가 죽은 줄로만 안다. 공부에도 힘이 빠진다. 해외에서의 방랑생활을 끝내고 다시 공부에 몰두하던 어느 날 남자는 그녀가 살아서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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