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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6월 22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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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재 진행되는 경선의 모습은 그런 다짐들과는 거리가 멀게만 느껴진다. 구체적으로 불법의 증거가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여기저기서 잡음이 그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말 한 후보는 일부 후보 진영에서 ‘대규모 실탄 투입’ ‘당직 입도선매’ 등의 혼탁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후보들이 의원이나 지구당위원장들에게 당직이나 전국구 지역구 의원 공천 보장 등 약속을 남발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리고 있다.
합동유세에서나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후보들끼리 서로를 헐뜯고 욕하는 것도 볼썽사납다. 내가 되면 당을 어떻게 발전시키겠다는 비전과 정책의 선거전이 아니라 누가 되면 안 된다는 네거티브 선거전에서 국민이 무슨 감동을 느끼겠는가. 축제가 돼야할 야당의 경선이 정치적 흥행 면에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번 경선은 한나라당이 대선 패배의 수렁에서 탈출해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중요한 고비다. 그런 소중한 선거가 시대 흐름과 새 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담아내지 못한 채 구태를 반복한다면 한나라당이 설 땅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일부 의원들의 탈당설이 나도는 등 구심점을 잃은 당을 새롭게 정비하기 어려울 것이다.
노무현 정권의 끝없는 국정혼란 속에서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마저 제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한국 정치의 불안은 깊어갈 것이다. 각 후보 진영은 남은 기간이라도 정정당당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정권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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