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HOT]‘로켓맨’ , 300승 다음 기회에…

  • 입력 2003년 5월 27일 10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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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클레멘스가 3회 마운드 위에서 경기가 안 풀린다는 듯 이마의 땀을 닦으며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AP]
로저 클레멘스가 3회 마운드 위에서 경기가 안 풀린다는 듯 이마의 땀을 닦으며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AP]
‘로켓맨’로저 클레멘스(40·뉴욕 양키스)가 기념비적인 300승 달성에 실패했다.

클레멘스는 27일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메이저리그 역사상 21번째 300승 투수의 위업을 이루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지만 5.2이닝 10안타 8실점의 부진한 투구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클레멘스는 다음달 1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대기록에 다시 도전할 예정.

클레멘스 입장에선 악재가 겹친 ‘운수 나쁜 날’이었다.

1990년 놀란 라이언 이후 어쩌면 마지막 300승 투수가 될지도 모를 클레멘스의 역사적인 투구를 보기위해 양키스타디움에는 그의 노모와 가족, 원로 야구인, 조지 스타인 브레너 구단주, 양키스 열혈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까지 만원관중이 들어찼다.

그러나 비로인해 경기시작이 1시간 42분이나 지연되면서 클레멘스는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또 자신이 13년간이 머물며 192승을 거둔 ‘친정’ 보스턴의 그레디 리틀 감독은 클레멘스의 글러브를 두고 시비를 걸어 안그래도 긴장한 그의 신경을 더욱 자극했다. 리틀 감독은 클레멘스가 이날 특별제작해 끼고 나온 글러브의 손목 부분에 새겨진 300승 로고가 타자들의 시야에 방해가 된다며 주심에게 강하게 어필해 결국 검은색만으로 만들어지 글러브로 바꿔끼게 만들었다.

클레멘스의 300승 고지를 향한 출발은 산뜻했다.

1회 3타자를 가볍게 범타로 처리한 것.하지만 2회 힐렌브렌드에게 적시타를 얻어맞고 선취점을 빼앗긴 뒤 흔들리기 시작했다. 3회 1사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과 희생타로 두점을 더 내준 클레멘스는 4회에도 와일드 피치등으로 2점을 더 빼앗겼다.

팀 동료들이 4회말 3점을 만회해 5:3까지 추격하자 클레멘스는 많은 투구수에도 불구하고 마운드를 지키며 역전을 노렸다. 하지만 그런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6회 2사후 3연속 안타를 맞고 2점을 더 내준 후 안토니오 오수나와 교체됐다.구원투수가 한점 더 내준 점수까지 그의 자책점으로 기록돼 평균자책만 나빠졌다. 클레멘스는 이날 올시즌 들어 가장 많은 133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비록 300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클레멘스는 이날 소득도 있었다. 탈삼진 9개를 보태 대망의 4000탈삼진 까지 단 15개만 남겨둔 것.

한편 이날 8-4로 승리한 보스턴의 스타 유격수 노마 가르시아 파라는 5타수 2안타로 26게임 연속안타행진을 이어갔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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