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조용준-조웅천-노장진등 최고소방수 ‘불꽃경쟁’

  • 입력 2003년 5월 22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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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소방수’를 가리는 구원왕 판도가 안갯속이다.

시즌 초만 해도 조용준(현대) 독주체제가 이뤄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12경기 연속 세이브 행진이 끊어지며 주춤하자 경쟁자들이 슬금슬금 턱밑까지 쫓아갔다.

21일 현재 조용준은 14세이브포인트로 여전히 1위지만 상승세인 SK의 조웅천이 13세이브포인트로 호시탐탐 선두자리를 노리고 있고 노장진(삼성)과 진필중(기아)이 11세이브포인트, 이상훈(LG)이 10세이브포인트로 뒤를 잇고 있다.

구원 랭킹 상위 5명은 모조리 팀순위 5위안에 있는 팀의 마무리들. 뒷문을 잘 걸어 잠그니 팀 성적도 좋을 수밖에….

5명 가운데 1,2위인 조용준과 조웅천은 기교파, 나머지 3명은 강속구를 주무기로 하는 정통파 투수들이다. 지난해 구원왕과 신인왕을 동시석권한 조용준은 140km대의 특급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한다. 직구와 스피드가 거의 같은데다 위에서 떨어지는 것과 옆으로 휘는 2가지 종류의 슬라이더를 구사하기 때문에 타자들이 제대로 맞혀내기가 쉽지 않다. 24세의 어린 나이답지 않게 배짱까지 두둑해 마무리론 제격.

지난해 팀 마무리를 맡은 채병용을 제치고 올해 전문 마무리로 승격된 조웅천은 ‘팔색 변화구’를 자랑하는 사이드암스로 투수. 싱커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지저분한’ 구질로 타자들을 무력화시키는 스타일이다. 옆구리 투수가 으레 그렇듯 가끔 장타를 허용하는 게 흠.

노장진과 진필중은 150km를 넘는 강속구를 뿌리지만 기복이 심한 편. 노장진은 4구원승이 말해주듯 세이브 상황에 나갔다가 동점을 내주고 승리를 챙긴 경우가 많았고 진필중도 깔끔한 마무리가 많지 않았다. ‘공포특급’이란 별명은 그래서 붙었다. 하지만 진필중은 21일 광주 롯데전에서 다섯 타자를 상대로 퍼펙트 세이브를 거두며 상승세.

LG 이상훈은 관록이 돋보인다. 예전처럼 150km 가까운 볼을 뿌리진 못하지만 특유의 카리스마로 타자와의 기 싸움에서 앞서고 볼배합에서 상대의 허를 찌른다. ‘이상훈’이란 이름 석자가 가진 위력을 많이 누리는 편.

제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5명의 소방수들이 벌이는 ‘불끄기 경쟁’에서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까.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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