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방 이야기]바람만 불어도 아픈 통풍

  • 입력 2003년 4월 27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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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 갑자기 발가락을 자르는 듯한 격렬한 통증과 함께 엄지발가락이 벌겋게 부어오르는 경험이 있는 사람은 통풍의 고통을 안다. 얼마나 아프면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고 해서 통풍이라 했겠는가.

한의학에선 통비(痛痺), 역절풍(歷節風), 백호풍(白虎風) 등으로 부르는데, 백호풍이라는 이름은 한번 발작하면 너무 아파서 마치 호랑이가 한밤에 울부짖는 것과 같다고 해서 붙었다.

통풍은 처음에 한쪽 엄지발가락이 간지러운 느낌이 들다가 열이 나면서부터 갑자기 아픈 경우가 많다. 보통 그냥 두어도 2∼3일이면 통증이 없어지지만 이 기간은 통풍이 진행되면서 동맥경화나 당뇨, 고혈압 등의 합병증을 준비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하면 맞다.

이런 합병증이 생기면 생명이 위험하다. 그러므로 중년이면서 미식가, 대식가, 애주가,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 비만한 사람이라면 통풍을 유념해야 한다.

통풍을 예방하려면 음식 조절부터 해야 한다. 시고 짠 음식과 밀가루, 멸치, 정어리, 고등어, 육류(특히 햄버거와 내장), 걸쭉한 고기국물, 생선 알, 알코올 등을 멀리한다. 이 중에서 가장 나쁜 것은 운동 후의 음주다. 땀을 많이 흘리고 난 후 시원한 캔 맥주 하나가 통풍을 만든다.

통풍은 무서운 병이지만 치료가 불가능한 병도 아니다. 통풍의 특징을 잘 알고 꾸준히 치료하고 생활에 주의하면 더 이상 호랑이는 한밤에 울지 않을 것이다.

박석준 동의과학연구소 소장, 양재동일한의원 원장 dky00@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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