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방망이는 ‘삼성’ 마운드는 ‘기아’

  • 입력 2003년 4월 21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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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존’은 단 하나.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일찌감치 ‘양강’ 체제를 구축한 기아와 삼성이 22일부터 피할 수 없는 첫 대결을 벌인다. 한마디로 ‘예비 한국시리즈’ 양상.

개막 이후 나란히 8연승을 달리며 한 치 양보도 없던 양팀은 21일 현재 삼성이 11승1패로 기아(10승3패)보다 승차에서 불과 1게임 앞서있다.

따라서 이번 대구 3연전에서 양팀은 총력전을 펼 수밖에 없다. 첫 맞대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는데다가 시즌 초반에 상대의 기를 꺾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아나 삼성 모두 투타가 가장 안정된 팀들이지만 색깔은 다르다. 기아가 최상의 선발진을 앞세워 지키는 야구의 교과서를 선보이는 반면 삼성은 중심타선의 파괴력으로 승리 방정식을 풀어나가고 있다. 한마디로 창(삼성)과 방패(기아)의 싸움.

○기아 선발진 10승중 7승 낚아

키퍼-리오스-김진우-최상덕으로 이어지는 기아 선발진은 팀이 거둔 10승 중 7승을 책임졌다. 게다가 이들은 11번의 선발등판에서 모두 퀄리티 피칭(6이닝 이상 3 자책 이하)을 기록했다.

두산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마무리 진필중이 7이닝동안 단 한점도 내주지 않은 것도 강점. 기아는 팀 평균자책이 1.45로 8개팀 평균(3.44)의 절반도 안된다. 이대로라면 타선에서 2점만 뽑으면 승리가 보장되는 셈이다.

이에 비해 삼성은 팀 평균자책이 3.03으로 8개팀 중 4위에 머물고 있다. 1선발 엘비라가 5점대의 평균자책을 보이는 게 흠. 최근 안정감을 되찾았지만 임창용도 지난 6일 두산전에서 한이닝도 막아내지 못한 채 4안타를 맞고 강판되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김현욱 나형진 전병호 등 중간 계투요원들이 버티고 있다는 것.

○삼성 거포-소총수 고른 활약

삼성의 라인업은 한마디로 상대투수가 쉬어갈 곳이 없다. 오죽하면 롯데 백인천 감독이 “새총이라도 있으면 타석에 서있는 삼성타자들을 쏴 방해하고 싶다”고 했을까. 팀전체 타율이 0.291로 3할대에 가까운데다가 이승엽-마해영-양준혁으로 이어지는 거포들도 필요할 때 꼭 한방씩 해준다. 팀 홈런도 18개로 단연 수위. 타격 1위(0.439)와 장타력 1위(0.878)에 올라있는 양준혁이 7번을 칠 정도. 삼성은 거포들도 위력을 발휘하지만 김한수 진갑용 등 하위타순도 무섭다. 김한수는 3게임에서 결승타를 때려냈고 진갑용은 지난 10일 롯데전에서 만루홈런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종범-박재홍-장성호로 이어지는 기아 타격 3인방도 파괴력에서 밀리지 않는다. 특히 도루 1위 이종범(5개)을 비롯 기동력에선 오히려 앞서는 편. 문제는 하위타선의 중량감이 삼성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 국가대표 포수 출신 김상훈이 간간히 결정타를 날리고 있지만 김경언 김민철 등이 1할대에 머물러 있다.

왼손 거포 장성호가 시즌 초반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도 악재 중의 하나이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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