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조용히 흐르던 초록빛 강'…父子의 행복 찾기

  • 입력 2003년 4월 4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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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흐르던 초록빛 강/위베르 멩가렐리 지음 김문영 옮김/168쪽 8500원 샘터

100개쯤 되는 화분마다 덩굴장미 씨를 한 개씩 심은 어린 소년 프리모와 실업자 아버지. 적어도 절반은 제대로 자랄 테고, 그렇게 자란 50그루의 덩굴장미는 꽤 큰돈이 되겠지…. 작은 소망이 그들을 지탱한다. 그러나,

끊어진 전기, 얼마 안 되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팔아버린 레인지와 극성맞은 빚쟁이들. 아버지가 양수기 공장에서 나오면서 이들은 지독한 가난을 향해 줄달음친다.

장미꽃 씨앗을 행복의 열쇠라고 믿었던 것도 잠시, 그들의 소망은 사라지고 만다.

사람들은 인생의 실패자라고 손가락질하지만 아들에게 있어서만은 참되고 싶었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아들은 나름대로 행복했던 시절, 그들이 살던 도시 가운데로 흐르던 초록빛 강을 생각한다. 조용히 흐르던 초록빛 강, 송어를 맨손으로 잡아 올리곤 했던 아버지.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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