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LG ‘투혼의 1승’…4강PO TG에 79대70 승리

  • 입력 2003년 3월 27일 22시 55분


코멘트
“리바운드는 내거야”‘사력을 다해.’ 27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LG와 TG의 3차전에서 LG 페리맨(왼쪽)과 TG 잭슨(오른쪽)이 리바운드볼을 다투고 있다.원주=연합
“리바운드는 내거야”
‘사력을 다해.’ 27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LG와 TG의 3차전에서 LG 페리맨(왼쪽)과 TG 잭슨(오른쪽)이 리바운드볼을 다투고 있다.원주=연합
LG 세이커스가 벼랑 끝에서 회생했다.

막판에 몰린 가운데 27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TG 엑써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차전. LG는 몸을 아끼지 않는 승부근성으로 높이의 열세를 극복하며 79-70으로 승리했다.

안방에서 1, 2차전을 내리 내줬던 LG는 이로써 1승2패를 기록해 한숨을 돌렸다. 4차전은 29일 원주에서 열린다.

주전 5명이 모두 30분 이상을 뛰며 나란히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LG. 그러기에 5명 모두 승리의 주역이지만 그중에서도 라이언 페리맨이 특히 빛났다.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정규리그 리바운드왕에 오른 페리맨은 이날 19개의 리바운드볼을 잡아냈다.

TG전에서 늘 높이에 눌렸던 LG는 이날 리바운드에서 오히려 41-33으로 우세했다. 높이의 열세를 극복한 마당에 LG가 TG에 질 이유는 없었다.

전반까지는 40-40의 팽팽한 접전. LG는 3쿼터를 시작하자마자 4분여 동안 TG에 자유투 1개만을 내주고 페리맨의 리바운드를 앞세운 번개 같은 속공으로 단숨에 12점을 올렸다.

그러나 TG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TG는 4쿼터 들어 허재와 양경민이 3점포를 가동, 경기종료 1분16초를 남기고 70-72까지 따라붙었다.

LG 승리에 쐐기를 박은 것은 박규현의 3점포 한 방. 강동희를 대신해 코트에 들어간 박규현은 경기종료 56초 전 코트 왼쪽 45도 방향에서 깨끗한 3점슛을 터뜨렸고 이 한 방으로 LG는 75-70으로 달아나며 승리를 확신했다.

LG는 터렌스 블랙이 19점 10리바운드, 페리맨이 12점 19리바운드로 나란히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강동희(13점)와 조우현(11점)도 3점슛 3개씩을 꽂아 넣었다. 김영만은 15점.

TG는 양경민과 허재가 각각 5개와 4개의 3점슛으로 응수했으나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원주=전 창기자 jeon@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김태환 감독 "3번 질 수는 없다"▼

LG 김태환 감독은 27일 TG와의 3차전을 앞두고 바지 주머니에 쪽지 하나를 넣었다. ‘과도한 신중함은 행동을 약하게 한다’고 직접 적은 메모였다.

1, 2차전에서 수비 위주의 소극적인 전술을 폈다가 선수 기용에 실패해 졌다고 진단한 김 감독은 스스로를 채찍질하기 위해 이 글을 썼다고 했다. 경기 전날에는 그동안 출전시간이 줄어 잔뜩 입이 나왔던 팀 내 최고참 강동희를 따로 불러 미팅을 갖고 사기를 끌어올렸다.

3차전에서 김 감독은 후보들을 대거 투입하는 변칙용병술 대신 그동안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았던 강동희 김영만을 ‘베스트5’로 기용하는 정공법을 들고 나왔다. 수비에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풍부한 경험을 지닌 이들의 노련미에 승부를 걸기로 한 것.

모처럼 출전 기회를 잡은 강동희와 김영만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해 물 만난 고기처럼 코트를 휘저으며 소중한 1승을 합작했다.

벼랑 끝에 몰렸다가 3차전을 이겨 분위기를 되살린 김 감독. 4차전에선 또 어떤 비방을 쓸지 궁금하다.

원주=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