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투자격언으로 풀어본 2002, 2003 증시

  • 입력 2002년 12월 29일 17시 58분


《주식 격언에는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투자자들에 의해 검증된 투자의 지혜가 녹아 있다. 주식 격언을 통해 2002년 증시를 정리하고 2003년 투자를 설계해보자.》

◇2002년 증시

▽기다리는 시세는 오지 않는다〓작년 10월 시작된 상승세가 올 3월까지 이어지자 다들 ‘이번엔 마의 1,000고지를 탈환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결국 네 자릿수 시대는 열리지 않았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작년 10월∼올 3월 연속 6개월 상승은 1986년 2∼6월 이후 16년 만에 경험한 파죽의 상승세였다. 하지만 가파른 7분 능선에 오르자 깊은 계곡이 이어졌다.

▽오른손에 재무제표, 왼손엔 차트〓‘펀더멘털상 한국 주식들은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연중 내내 쏟아졌다. 이런 의견을 좇은 투자자는 3월까지 거둬들인 투자수익을 이후 모두 까먹었다. 수급 요인과 투자 심리가 반영되는 시세 흐름에 대한 차트분석이 펀더멘털에 대한 분석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일러준 한 해였다.

◇2003년 증시

▽주식을 사지 말고 때를 사라〓내년 전망을 보면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론’이나 ‘경기 상승반전과 풍부한 시중 유동성에 바탕한 대세상승론’이 주류다.

하지만 올해 뼈저리게 경험했듯이 이는 어디까지나 한가지 가능성일 뿐이다. 더욱이 북핵 문제 미국-이라크전 등 지정학적 불안 요인과 불투명한 세계 경기 회복 전망 등 안심할 수 없는 환경은 내년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주가가 크게 봐서 상승세를 타더라도 단기적인 상승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고 상승세 지속 기간이 올해보다 짧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주가 흐름에서는 좋은 주식을 사고 파는 것 못지않게 투자 타이밍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돌멩이는 뜨고 가랑잎은 가라앉는다〓일반 투자자들은 값싼 주식을 선호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현재 주가수준이 아니라 주가의 상승 가능성이다.

내년 증시에서는 잘 나가는 종목과 그렇지 못한 종목들간에 주가 차별화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주를 한번도 매매해보지 않고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기는 힘들다.

◇에필로그

‘주식투자는 걱정 투성이. 주가가 오르면 언제 팔까 걱정, 빠지면 손해볼까 걱정, 주식을 안 샀는데 주가가 오르면 배 아파서 걱정, 떨어지면 언제 사야 좋을지 몰라 걱정….’

주식투자 수기 중 한 대목이다. 주식투자로 돈을 버는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하고 편안한 삶 아닐까? 주식투자로 인해 늘 불안을 느끼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주식투자는 안 하는 것만 못하다.

도움말〓굿모닝증권리서치센터정의석부장

정리〓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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