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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2월 27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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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때면 개인이건 기업이건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고 새로운 한 해의 계획을 구상하며 각오를 다지기 마련이다. 요즘에는 새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나라의 장래와 국가경영의 방향에 대한 논의도 무성하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지혜가 바로 전략적 사고(Strategic Thinking)가 아닌가 한다.
전체 제목이 ‘동서양의 전쟁사, 병법, 무술, 기업경영에서 배우는 전략-손자병법을 중심으로’인 이 책은 알기 쉽게, 그러나 매우 특별한 방식으로 전략의 개념과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미국에서 안식년을 보내면서, 제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손자병법을 주제로 온라인으로 강의하고 토의한 내용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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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강의는 손자병법을 텍스트로 하고 있지만, 손자병법의 자구 해석이나 원문의 충실한 전달에 얽매이지 않는다. 필요할 때는 언제든 원문을 잠시 덮어 둔다. 작전(作戰)편에서는 원문보다는 제갈공명의 장군론에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으며, 병세(兵勢)편에서도 미야토도 무사시의 오륜서 해설에 많은 공을 들인다.
제목에서 나타나 있는 것처럼, 저자는 동양과 서양, 기원전에서부터 최근까지의 각종 전쟁과 병서, 전략가, 무술 및 기업경영 사례 등을 종횡으로 누비면서 전략이 무엇인가를 생생하게 관찰하고 분석한다.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펠로폰네소스전쟁에서부터 미국의 남북전쟁과 제2차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육도삼략’에서 20세기 영국의 대표적 군사전략가인 리델 하트가 쓴 ‘전략’에 이르기까지. 때로는 영화 ‘다이하드’와 액션 스타 스티븐 시걸도 등장한다.
이처럼 ‘자유롭고 편하게, 거침없이 글쓰기’를 통해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저자의 사고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따라가다 보면, 무엇이 전략인지 그리고 전략적 사고란 어떤 것인지를 저절로 접할 수 있게 된다.
저자는 손자병법의 내용을 쉽게 풀이하고, 여러 전쟁과 무술 및 기업 사례를 통해 그 현재적 의의를 통찰하고 나아가서는 우리 삶에 대해서도 이를 적용한다.
‘손자병법’ 첫머리에서 손자는 전쟁의 승패, 즉 국가의 존망을 결정하는 다섯 가지 요소로서 도(道), 천(天), 지(地), 장(將), 법(法)을 들고서, ‘도’를 백성들로 하여금 윗사람과 뜻을 같이하게 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를 저자는 경영전략에서 이야기하는 미션(Mission)으로 풀이한다. 미션은 기업에 있어서 존재이유 또는 존재가치를 의미한다. 저자는 미션이 왜 중요하며 어떤 힘을 갖는가를 피터 드러커가 세상에서 가장 효과적인 조직이라고 했던 구세군(Salvation Army) 등 사례를 통해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저자는 단순한 이윤추구 외에 뭔가 더 의미 있는 목적, 가치, 철학을 지닐 때만 그 기업이 오랫동안 생존하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개인의 삶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저자는 개인의 존재 목적이 분명하지 않는 한, 장기적으로는 진정 행복하거나 생산적으로 살 수가 없다며, 각자가 미션을 만들 것을 권한다.
이 책에서 전하고 있는 전략의 원리와 기법들을 독자들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이나 자신의 삶의 문제에 적용해보기를 권한다. 이 과정을 통해 전략적 사고를 체득할 수 있다. 기업에는 그것이 험난한 경쟁을 이겨나갈 수 있는 경영전략의 토대가 되며, 개인에게는 인생전략을 새로이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허 문 구 포스코경영연구소 인적자원연구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