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유재흥/‘北核’ 대화해결 좋지만 현실 몰라서야

  • 입력 2002년 12월 19일 18시 27분


최근 북한이 핵 동결 해제를 선언한 데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카메라 철수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그런데도 국민은 북한의 핵이 우리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는 점에 둔감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래도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소리다. 사선(死線)을 넘나들며 6·25전쟁에 참전했던 노병(老兵)들은 요즘 잠이 오지 않는다.

미국과 북한은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에 서명했다. 이때 북한은 핵개발을 중단하고 미국은 경수로 2기와 매년 중유 50만t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 역시 현금 4억달러를 비롯한 비료 식량 등 총 13억달러(약 1조6000억원)에 이르는 대북지원을 실시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달라졌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탈북 난민 수가 증가하고 서해에서는 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무력도발이 벌어졌다. 게다가 북한은 지금까지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며 제네바 기본합의를 깨버렸다.

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전쟁은 우리가 원치 않는다고 해서 피해가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더 이상 북한의 시간벌기식 작전에 끌려 다녀선 안 된다. 고귀한 인명을 희생하면서 지켜온 자유민주주의를 몇몇 정치인의 판단 착오로 다시금 적에게 넘겨줄 수는 없다.

유 재 흥 전 국방부장관·6·25참전 전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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