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노블리안스]英 경제학자가 말하는 '행복이란…'

  • 입력 2002년 12월 15일 17시 35분


안녕하십니까? 김용기 기자입니다. 10월 중순 동아일보 경제부에 금융전문기자로 합류하였습니다.

은행과 금융감독을 포함한 금융을 맡고 있습니다. 1995년 가을부터 동아일보 합류 직전까지 영국 런던 정치경제대학 (LSE·London School of Economics) 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쳤습니다. 전공분야는 금융제도와 금융정책이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리고 싶은 것은 영국 최고의 경제사학자로 손꼽히는 LSE의 닉 크라프츠 교수가 얼마 전 영국왕립경제학회에서 공개강연했던 내용입니다. 그는 100년전과 오늘의 우리 삶을 비교하며 “요즘 젊은이들은 세상이 우리의 삶이 좋아졌는지 모른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평균적으로 30년 이상을 더 살고 있으며, 당시에 비해 반 정도의 시간만 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지난 25년간 둔화된 경제성장률을 들먹이며 과연 우리들의 삶이 나아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조차 의문을 제기하고, 환경문제를 예로 들며 과학·기술의 성과를 폄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크라프츠 교수에 따르면 국민소득 통계는 결함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25년간 우리는 우리가 아는 통계보다 두배나 빠른 속도로 성장을 해왔다고 말합니다.

그 근거는 우선 소득은 1년 후 물가상승률을 차감하여 통계에 잡히게 되기 때문에 과소하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으며, 또 영아사망률의 감소로 인한 인구증가율 상승이 1인당 국민소득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입니다.

수명연장과 여가시간 증가를 감안하면 우리의 삶은 100년 전 세계 최고의 갑부였던 JP 모건보다 풍요롭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난했던 우리의 할아버지나 증조할아버지 때보다 더욱 행복한가요? 물질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 역설의 이유는 결국 우리의 물질적 욕망이 소득증대보다 더 빨리 늘어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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