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무안 9개마을 '쓰레기처리장' 유치경쟁

  • 입력 2002년 11월 26일 20시 37분


“우리 마을에 쓰레기처리장을 세워주세요.”

전남 무안지역에 혐오시설을 유치하려는 ‘핌피’(PIMFY)현상이 일고있어 화제다. 핌피는 ‘Please in my front yard’의 약자로 혐오시설을 배척하는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와는 반대의 개념.

무안군 9개 마을은 쓰레기 소각장과 매립장,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등 4개 시설을 갖춘 환경관리종합센터 부지 선정을 앞두고 저마다 적지(適地)임을 내세우며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사업은 당초 군이 2000년 12월부터 삼향면 맥포리 일대에 1만600평 규모의 환경관리종합센터를 건설키로 했다가 주민 반대로 무산 된 것.

이에 따라 군은 사업 유치 지역에 105억원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내걸고 이달초 다시 부지 공개 모집에 들어갔다. 그러자 무안읍 복룡마을 등 5곳, 몽탄면 총지마을, 청계면 청수동, 현경면 오류동, 망운면 정착마을 등 9개 마을이 잇따라 유치를 신청했다.

군이 내건 인센티브는 파격적이다. 우선 주민 지원금 20억원을 현금으로 지원한다. 또 △폐기물처리 수수료 가운데 10%를 20년간 지급하고 △6억원 상당의 주민복지시설을 건립하며 △종합센터 운영과 관련해 마을 주민을 우선 채용한다는 것 등이다.

유치를 신청한 주민들은 담당 공무원과 군의원, 입지 평가단 평가위원들을 찾아가 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치열한 로비를 벌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과거에는 공무원들이 주민들을 찾아가 필요성을 역설해도 냉대를 받기 일쑤였다”며 “지원금이 무시할 수 없는 액수이기도 하지만 환경관리종합센터가 무공해시설로 건립된다는 점을 주민들이 인정한 듯 하다”고 말했다.

군은 입지 평가단과 함께 후보지의 지질학적 타당성과 침출수 처리 등 환경문제 등을 현장 조사한 뒤 29일 최종 입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22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무안군 환경관리종합센터는 2005년 완공될 예정이다.

무안〓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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