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이진택을 넘었다…높이뛰기 배경호 2m24 깜짝우승

  • 입력 2002년 11월 13일 15시 57분


‘만년 2인자’였던 남자높이뛰기의 배경호가 13일 제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에서 2m24를 사뿐히 넘으며 금메달을 확정짓고 있다.
‘만년 2인자’였던 남자높이뛰기의 배경호가 13일 제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에서 2m24를 사뿐히 넘으며 금메달을 확정짓고 있다.

11년 동안 한국 남자 높이뛰기 간판스타로 군림해온 이진택(30·대구시청)의 아성이 깨졌다.

13일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제83회 전국체육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신예 배경호(26·안동시청)는 2m24를 가뿐하게 뛰어 넘어 2m18에 그친 이진택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진택은 98년 방콕아시아경기와 올 부산아시아경기에서 연속 금메달을 차지하고 전국체전에선 11년 연속 우승의 진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이 종목 최고의 강자. 배경호의 이날 기록은 이진택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기록(2m34)에는 못미쳤지만 지난달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이진택이 금메달을 땄을 때의 기록인 2m23을 1㎝ 앞서는 것이어서 그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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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호는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부산아시아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분한 마음에 TV조차 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태산같은 선배를 꺾고 우승하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금메달 획득과 한국기록 경신이 목표다. 그동안 해마다 3,4㎝씩 기록을 향상시켜왔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12년만에 전국체전에서 뜻밖의 패배를 맛본 이진택. 그는 착잡한 표정이었다. 이진택은 “아시아경기대회 이후 훈련을 제대로 못해 몸 상태가 안좋았다. 그러나 그보다 후배에게 추격당해서는 안된다는 초조함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 앞으로는 심리적으로 동요하지 않는 훈련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좋은 후배가 자극을 주고 있는 만큼 더욱 분발해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입상권에 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충북 영동 상촌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육상 800m 선수로 활약하다 상촌중에 진학한 뒤 높이뛰기를 시작한 배경호는 충북체고와 한국체대를 거치면서 유망주로 주목을 받아왔다.

배경호는 신장도 1m93으로 이진택보다 3㎝나 더 크고 유연성도 뛰어나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주〓체전취재반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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