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제대로 보기]허위기재 많아 금감원 전자공시 확인을

  • 입력 2002년 11월 11일 17시 55분


유상증자란 새로 발행한 주식을 팔아 사업 밑천을 마련하는 것이다.

올 들어 사업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주가가 많이 빠지자 진정한 의미의 증자는 크게 줄었다. 요즘 가끔 공시되는 증자는 대개 채권자들이 빚을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이다. 이런 증자는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 중’이라는 의미다.

경기가 살아나면 A사처럼 증자 공시를 내는 기업이 많아질 것이다.

A사는 시설투자자금을 마련하려고 보통주 300만주를 새로 발행해 판다(①, ②).

증자 목적을 ‘허위 기재’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올라오는 유가증권신고서에서 자세한 증자 사유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A사는 투자 매력을 높이기 위해 40%의 할인율을 적용해 신주 가격을 시가보다 많이 낮춰 발행한다(③, ④). 기존 주주와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하는 주주배정 방식이기 때문에 이처럼 높은 할인율을 적용할 수 있다.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하는 ‘일반공모’나 특정인을 지정해 물량을 배정하는 ‘제3자 배정’ 방식에선 할인율이 각각 30%, 10% 이내로 제한된다.

최종 발행가격은 ‘1차 발행가’인 2000원과 청약일 전 3거래일을 기준으로 정하는 ‘2차 발행가’ 가운데 낮은 가격으로 결정한다.

주식 매입 후 사흘째에 결제가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2003년 1월8일까지 A사 주식을 사야 신주 청약을 할 수 있다(⑤).

신주배정기준일로부터 증자된 주식이 신규상장되기까지는 보통 40일 남짓 걸린다(⑤∼⑪). 그 사이에 주가가 많이 빠져도 하소연할 길이 없다.

증자는 그 자체로는 호재도 악재도 아니다. 증자로 마련한 돈을 얼마나 잘 쓰느냐가 관건. 경험상으로 주가상승기에는 주가를 띄우고 주가하락기에는 주가를 망가뜨리는 경향이 있다.

▼A사 유상증자 결의▼

①신주의 종류와 수:기명식 보통주 3,000,000주

②자금 조달 목적:시설자금 6,000,000,000원

③신주 발행가액:2000원

④신주 발행가액 할인율:40%

⑤신주배정기준일:2003년 1월 10일

⑥신주 배정 비율:주당 0.35337주

⑦우리사주 조합원 우선배정 비율:20%

⑧청약일

-구주주:시작일 2003년 2월 5일,

종료일 2003년 2월 7일

-우리사주조합:시작 및 종료일

2003년 1월 10일

⑨납입일:2003년 2월 11일

⑩신주권 교부 예정일:2003년 2월 25일

⑪상장 예정일:2003년 2월 27일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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