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LG 김성근감독 “졌지만 최선 다했다”

  • 입력 2002년 11월 10일 20시 38분


마해영이 끝내기 홈런을 치고 다이아몬드를 도는 순간 LG 김성근감독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그라운드만 주시했다.

더 이상 후회는 없었다. 나중에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전력상 약세였던 LG로선 선수들이 갖고 있는 전력의 200%를 발휘했던 포스트시즌이었다. 그저 선수들에게 한없이 고마울 뿐이었다. 이동현은 탈진 상태였고, 장문석은 걷기도 힘들 정도로 몸이 안좋았다.

4-5로 뒤진 6회초 왼쪽 허벅지와 엉치뼈를 잇는 관절에 피가 잘 통하지 않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란 희귀병을 앓고 있는 김재현이 대타로 나가 2타점 역전타를 날려준 것도 승부를 떠나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었다.

이런 그에게 삼성 김응룡감독은 "11번의 한국시리즈에서 최고의 사령탑을 만나 가장 힘든 승부를 벌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비록 정상 문턱에서 물러났지만 김성근감독을 비롯한 LG 선수단은 올 포스트시즌을 통해 내일의 희망을 본 것에 만족하며 상경길에 올랐다.

대구=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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