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鄭 경선론 부상

  • 입력 2002년 10월 31일 18시 08분


‘국민통합21’의 정몽준(鄭夢準) 의원측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의 후보단일화를 위한 경선론을 제기하고 나선 데 대해 노 후보가 ‘정식 제안이 있다면 검토해보겠다’며 긍정적 입장을 밝혀 후보단일화 논의가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두 후보 진영에서는 △대선후보 등록 시점이 1개월도 채 남지 않은 데다 △경선 방식에 대한 합의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단일화 성사에 회의적인 견해도 적지 않지만, 대선 판도가 ‘1강(强)2중(中)’구도로 바뀜에 따라 단일화협상은 갈수록 활발해질 전망이다.

노 후보는 31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정 의원 쪽에서 나오는 경선 주장은 정략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만약 진실로 힘을 실어 정식으로 제안해 온다면 선대위에서 논의하고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노 후보가 그동안 밝혀온 ‘후보단일화 논의 불가’ 입장보다는 크게 완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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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후보는 “이런 문제를 제기할 때에는 가능한 방안을 갖고 책임있게 해야지, 정략적으로 나를 흔들지 않기를 바란다. 아직 구체적인 제안이 없기 때문에 뭐라 대답하는 게 필요없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후보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낙연(李洛淵)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노 후보와의 의견 조율을 거친 뒤 “후보단일화 문제에 대한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지만 앞으로 진정으로 제안해 온다면 절차상 선대위에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절차’ 문제를 언급한 것이다”며 “선대위의 의견은 후보단일화에 부정적이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도 이날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경선 주장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당을 중심으로 열심히 하는 게 1차적인 도리이며, 후보단일화는 선거를 통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는 것이므로 협상으로 할지 선거로 해결될 문제인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말해 단일화 논의에 성급히 나서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민주당 ‘대통령후보단일화 협의회’ 공동회장인 김원길(金元吉) 의원은 이날 “노 후보와 정 의원이 합의할 정강정책을 만들고 있으며, (두 후보가) 정책노선에 합의한 뒤 방법을 논의하면 된다”고 밝혀 정책연대를 통한 후보단일화 구상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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