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 큰손들 "본격매수 아직은…"

  • 입력 2002년 10월 16일 17시 58분


종합주가가 580대까지 폭락했다가 장중에 640선을 회복했지만 ‘큰손(투자규모가 큰 개인투자자)’들은 아직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큰손들이 최근의 주가 상승을 기술적 반등으로 보고 한차례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주식 매수를 미루는 것이어서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LG투자증권 김선수 테헤란로지점장은 “주가가 반등하고 있지만 언제 다시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다”며 “큰손들은 이라크 전쟁 가능성과 미국 증시 불안 및 국내 경제·정치 상황 등 불확실한 요소가 많아 주식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큰손들은 투자자금을 MMF 등 단기금융상품에 넣어둔 뒤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며 “일부 큰손들은 아예 당분간 증시를 떠나겠다며 돈을 인출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윤대수 명동중앙지점장도 “큰손들이 언제 주식을 사야 하는지에 관심을 나타내고는 있지만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움직임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종합주가 580선에서 저점이 형성됐으며 주가가 싸다는 인식은 많지만 단기반등 뒤에는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는 큰손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한화증권 이진규 여의도지점 부지점장은 “과매도에 대한 반발매수로 기술적 반등 폭이 의외로 클 수 있다는 기대감은 있지만 650∼700선에 몰려 있는 매물 벽을 뚫기 전에는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려는 사람이 적다”면서 “큰손들도 주가 상승을 노린 선취매보다는 상승을 확인한 뒤 매수하겠다는 소극적 투자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우증권 이두원 일산지점장도 “소액투자자 가운데 기존 계좌의 투자금액을 조금 늘리는 사람이 있지만 새로 투자하는 고객은 없다”며 “종합주가가 670선을 뚫고 상승하기 위해선 펀더멘털이 개선된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증시 주변 자금은 다소 늘어나고 있다. 주식형 수익증권은 14일 현재 9조5720억원으로 10월 초보다 2310억원 늘었고 고객예탁금도 1385억원 증가했다. 반면 주식혼합형 수익증권은 1050억원, MMF는 3040억원 감소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