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이태현-황규연-김영현-신봉민 “모래판 지존 가리자”

  • 입력 2002년 10월 15일 18시 26분


요즘 씨름계는 군웅할거의 시대다.

프로씨름 초창기를 휘어잡았던 이만기를 비롯해 이준희 이봉걸 강호동 등은 한시대를 풍미했던 씨름판의 영웅들. 그러나 최근 들어 씨름계는 절대강자도 절대약자도 없이 군웅들이 번갈아 왕좌를 차지하는 폭풍의 시대를 맞고 있다.

16일부터 나흘간 안동에서 열리는 2002세라젬배 안동장사씨름대회. 올 시즌 마지막 지역장사를 가리는 이번 대회에는 각파의 영웅들이 모두 출전해 씨름계의 지존 타이틀을 놓고 비장의 기량을 겨룬다.

올해 씨름판은 이태현(26·현대중공업), 황규연(27·신창건설), 김영현(26·LG투자증권), 신봉민(28·현대중공업) 등 4명의 고수가 번갈아 정상을 차지해 왔다. 이태현은 용인장사, 황규연은 익산장사, 신봉민은 원주장사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김영현은 강진장사와 서산장사를 잇따라 제패했다.

이번 안동장사도 이들 4인방의 각축전으로 판가름날 전망이다. ‘골리앗’ 김영현는 “이번에는 반드시…”라며 입술을 깨물고 있다. 2m17, 156㎏의 산같은 거구를 앞세운 밀어치기를 위주로 했던 김영현은 최근 들배지기를 비롯해 몇가지 비기를 익혀 9월 원주장사대회 때 16강전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던 치욕을 만회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힘과 기술을 고르게 겸비한 ‘모래판의 지존’ 이태현, ‘기술의 달인’ 황규연, ‘뚝심의 사나이’ 신봉민도 아시아경기대회 동안 묵묵히 기술을 갈고 닦았다. 이들 ‘4인방’에 도전할 복병으로는 백승일(26·LG투자증권)과 올해 1품만 두 번을 차지한 염원준(26·LG투자증권)이 꼽힌다.

한편 한라장사급에서는 서산장사와 원주장사에서 우승한 김용대(26·현대중공업)가 상승세를 이어가느냐가 초점. ‘변칙기술의 달인’ 모제욱(27·LG투자증권), 김선창(31·신창건설) 등이 김용대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 위해 나선다.

이번 안동장사대회는 16일 단체전을 시작으로 17일 백두장사, 18일 한라장사, 19일 안동장사 결정전이 차례로 열린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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