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김한수 ‘9회말의 사나이’

  • 입력 2002년 10월 15일 17시 52분


삼성 3루수 김한수(31·사진)는 ‘무색무취’에 가까운 선수다.

광영고-중앙대 출신으로 남들처럼 엘리트 코스를 밟지 못했다. 야구스타일도 그다지 특징적이지 못한 편. 수비에선 화려함 대신 안정됨이 우선이고 공격에선 화끈한 홈런포와는 거리가 멀다.

잘 생긴 얼굴도 아니고 말수는 적다. 무슨 말을 걸면 빙긋 웃기만 한다. 팬들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동료인 이승엽, 임창용이 거느리는 ‘오빠부대’도 없다.

하지만 팀 공헌도면에서 따지면 김한수를 능가할 선수가 없다는 게 삼성 코칭스태프의 공통된 평가.

두드러지진 않아도 공격과 수비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데다 팀이 필요할 때마다 한방씩 터뜨려 주니 코칭스태프 입장에선 보면 그렇게 예뻐보일 수가 없다.

최근 김한수의 활약만 봐도 그의 진가를 단번에 알 수 있다. 11일 한화전에서 9회 역전 끝내기 3점포를 날렸던 김한수는 14일 대구 기아전에선 좌측담장을 넘는 2점짜리 역전 끝내가 홈런을 날렸다. 치열하게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성이 만약 이 2경기를 졌다면 기아에게 선두자리가 넘어갈 뻔 했다.

김한수는 “드림팀으로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할때부터 컨디션이 아주 안좋았다.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안타를 하나도 못 칠 정도였으니…. 한데 이게 오히려 자극이 된 것 같다. 재개되는 정규시즌을 위해 특타를 많이 한 게 타격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기마자세’와 비슷한 독특한 타격폼에서 포수 미트에 들어간 공을 끄집어 내는 듯한 스윙으로 지난해 타율 3할을 때려낸 김한수는 14일 현재 타율 0.306(470타수 144안타)에 14홈런 66타점으로 올해도 3할대 타격이 유력하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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