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對땅]타워팰리스 vs 트럼프월드

  • 입력 2002년 10월 8일 18시 49분


2002년 10월 서울에서는 색다른 실험이 시작된다. 외국에서나 봄직한 초고층 주거문화가 열리게 된 것.

실험대상은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여의도 ‘트럼프월드’다. 모두 주상복합아파트다. 이달부터 입주한다. 4개동(棟)인 타워팰리스는 최고 66층, 234m. 63빌딩보다 15m가 높다. 트럼프월드도 41층에 132m이다.

두 아파트는 높다는 것 외에도 풍부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게 닮은 꼴. 하지만 입지가 다른 만큼 특징도 제각각이다.

▽주거특구 vs 업무특구〓타워팰리스 주변은 온통 아파트촌이다. 시공사인 삼성물산도 주거여건에 초점을 맞췄다.

1만평이 넘는 대지에 야외정원 수영장 골프연습장 독서실 등을 마련했다. 상가도 980평에 19개 점포를 들인다. 입주자 설문을 통해 꼭 필요한 점포 종류와 브랜드까지 맞췄다. 아파트 안에서 쇼핑과 교육 여가생활이 모두 해결되도록 꾸몄다.

주상복합으로는 드물게 1297가구의 대단지라는 점도 주거기능을 강화한 결과다. 2차분과 3차분이 모두 완공되면 3000가구가 넘는다.

게스트룸을 따로 마련한 것도 다른 주상복합과 차별화한 대목. 아파트 한쪽에 손님이 묵을 방을 들였다. 관리사무소에 신청하면 이용할 수 있다.

트럼프월드는 대우건설이 여의도 석탄공사 자리에 지은 아파트다. 한국의 금융중심지에 들어앉은 만큼 업무지역을 지원하는 배후 주거시설로 적격이다.

각종 편의시설은 타워팰리스와 비슷한 수준. 야외 바비큐장과 헬스클럽 수영장 등을 갖추고 있다. 단 상가가 27평뿐이라는 게 다르다.

초고층답게 두 곳 모두 조망이 탁월하다.

타워팰리스 꼭대기층에서는 멀리 과천까지 보일 정도. 트럼프월드도 한강과 여의도 마포 가 한눈에 보인다.

▽누가 사나〓고급 아파트일수록 이웃이 누구이냐가 중요한 선택기준이 된다는 게 업계의 정설.

삼성물산 유광석 전무는 “10억원을 부담할 수 있는 50대를 타워팰리스의 주요 고객층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차별화한 ‘커뮤니티’를 만들겠다는 것. 이를 위해 공개청약을 하지 않고 회사가 선정한 특정인을 대상으로 아파트를 팔았다. 최초 계약자 가운데 금융업체와 대기업 임원이 490명으로 가장 많다. 의료인과 기업체 오너가 각각 100명, 법조계와 전문직 교수가 뒤를 잇는다. 대부분이 강남에 살던 사람들이다. 트럼프월드는 영등포구에 살면서 여의도에 직장을 둔 전문직 종사자가 주류다. 주거보다는 기능성을 중시한 만큼 따로 입주자를 뽑을 필요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시세차익 큰 차이〓수익률만 따지면 트럼프월드가 앞선다.

38평형 시세가 최고 5억5000만원. 최초 분양가(2억5000만원)의 2배가 넘는다. 55평형 프리미엄도 많게는 3억원, 70평형은 2억5000만원이나 된다.

시세차익이 높은 이유는 분양가를 낮게 책정했기 때문. 38평형 평당 분양가가 657만원으로 요즘 서울 강북지역에서 나오는 일반 아파트와 비슷하다.

99년 당시 대우건설도 예상치 못한 폭발적인 분양 열기로 인해 가격 책정에 ‘실패’했다는 자책론까지 일었다는 후문이다.

타워팰리스도 작은 평형에서는 프리미엄이 높다. 3억2132만원에 분양된 35평형이 7억1000만원에 거래될 정도다. 반면 대형 평형은 가격 상승률이 낮다. 분양가 수준에 나와 있는 매물도 있다.

이유는 처음부터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됐기 때문. 101평형 분양가가 평당 1700만원이 넘는다. 땅값이 비싸 분양가도 높게 매길 수밖에 없었다는 게 삼성측의 설명이다.

타워팰리스 대 트럼프월드 (자료:삼성물산.대우건설.부동산114)

타워팰리스

구분

트럼프월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위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삼성물산 건설부문

건설사

대우건설

대지 1만193평, 연면적 13만8500평 지상 42∼66층, 4개동

규모

대지 1600평, 연면적 2만3796평 지상 41층, 2개동

아파트 33∼101평형 1297가구

오피스텔 21∼50평형 202실

가구수

아파트 38∼91평형 258가구 원룸아파트 13∼36평형 24가구

오피스텔 22∼57평형 69실

·35A평형(3억2132만원):6억1000만∼7억1000만원

·50A평형(4억7882만원):6억5000만∼8억원

·72평형(11억1975만원):10억∼13억7000만원

·101평형(17억7580만원):17억∼19억5000만원

시세

(분양가)

·38평형(2억5000만원):4억5000만∼5억5000만원

·55평형(4억9800만원):6억9800만∼7억9800만원

·65평형(6억2900만원):8억900만∼8억2900만원

·70평형(6억7500만원):8억7500만∼9억2500만원

야외정원 수영장 골프연습장 헬스클럽 독서실 게스트룸(손님 접대용)

편의시설

수영장 헬스클럽 골프연습장 독서실 야외바비큐장 비즈니스센터

지하철3호선 도곡역

교통

지하철5호선 여의나루역

서울 강남권 사는 40, 50대 고소득자

입주민 성향

여의도에 직장을 둔 전문직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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