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두쪽 나도?…한인옥씨 대선승리 집착발언 파문

  • 입력 2002년 10월 3일 18시 52분


“하늘이 두 쪽 나도 대선에서 이겨야 한다”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부인 한인옥(韓仁玉)씨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한씨는 2일 한나라당 천안연수원에서 열린 당 소속 국회의원, 지구당위원장, 광역·기초단체장, 광역의원 부인들이 참석한 연찬회에서 “김대업(金大業)씨의 병풍 조작으로 가슴 찢어지는 고통을 겪었다”면서 대선 승리에 대한 강한 집착을 나타냈다.

이 연찬회에는 비록 한나라당원이긴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과 부인들까지 참석했기 때문에 한씨의 발언은 “지방자치단체를 선거에 동원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았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지방자치단체를 총 동원한 관권선거를 획책하고 있다”며 “한씨의 너무나 집요하고 위험한 권력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김현미(金賢美) 부대변인도 “하늘이 두 쪽이 나도 한씨가 해야 할 일은 (정권을 잡는 일이 아니라) 아들 병역비리 의혹을 밝히기 위해 검찰에 출두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이 정권이 파렴치한 가정파괴범 김대업을 동원해 (병풍 조작으로) 가정을 파괴하려 한 데 대해 느낀 슬픔과 서러움을 표현한 것일 뿐이다. 행사 자체도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통상적인 활동”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당은 “공개되기에는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곤혹스러워 하며 진화에 애쓰고 있다.

한씨의 발언은 원래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었으나 연수원 직원의 실수로 폐쇄회로 TV를 통해 중계되면서 언론에 노출됐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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