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마해영 “타격으로만 말하겠다”

  • 입력 2002년 9월 6일 17시 52분


정말 부러진 이빨이 ‘액땜’이 된 모양이다.

연이은 불운에 울던 삼성 마해영(32·사진)의 방망이에 불이 붙었다. 때리면 안타에 타점이다.

마해영은 전반기가 끝난뒤부터 일이 단단히 꼬였던 선수. 전반기에 타율 0.313(304타수 95안타)에 27홈런 73타점으로 최고의 성적을 거뒀으나 올스타 투표 지명타자 부문에서 두산 우즈에 밀렸다. 자존심이 단단히 상한 마해영은 감독추천 선수마저 거부, 스스로 올스타전 출전을 포기했다.

최근엔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야구국가대표 2차 명단에서 탈락하며 ‘태극마크’의 꿈도 물거품이 된 터. 지난달 24일 대구 한화전에서 빈볼시비로 인한 싸움을 말리다 앞니가 부러지는 수난까지 당했다.

하지만 “액땜으로 삼겠다”며 새롭게 각오를 다진 마해영은 이후 매서운 방망이질로 상처난 자존심에 분풀이를 했다. 이빨이 부러진뒤인 25일 한화전부터 8경기에서 타율 0.306(36타수 11안타). 이 기간 타점을 무려 9개나 올려 중심타자 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4일 문학 SK전에선 후반기 첫 홈런을 날리는 등 5타수 3안타 4타점을 기록했고 5일엔 5타수 4안타 1타점을 거뒀다. 2경기에서만 10타수 7안타 5타점.

최근의 상승세에 힘입어 마해영은 5일 현재 각종 타격랭킹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전반기 2위였던 홈런부문에선 5위(28개)로 약간 떨어졌으나 타점은 3위(89)로 올라섰고 최다안타(134개)는 선두 한화 이영우(136개)와 불과 2개차. 이밖에 타율 6위(0.312), 장타율 5위(0.584), 출루율 9위(0.375) 등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부문에서 10걸안에 들었다.

선두 기아에 1.5경기차로 접근한 삼성은 발동이 걸린 마해영의 방망이가 그 어느때보다 믿음직스럽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