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윤세영/유럽여행객 쇼핑에만 몰두하다니

  • 입력 2002년 9월 4일 17시 53분


여름방학을 맞아 엄마 동생과 함께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일본인과 중국인도 많았지만 정말로 한국사람들이 몇 배나 많았다. 근데 어찌된 일인지 모든 관광지의 안내책자와 오디오 가이드에는 일본어와 중국어는 있는데 정작 한국어는 없었다. 알고 보니 한국 학생들은 돈이 든다고 박물관 미술관 등의 내부로는 들어가지 않고 건물 앞에서 사진만 찍고 가기 때문이었다. 그 뒤 파리의 한 면세점에 갔는데 물건마다 영어로는 안 씌어 있는데 한국어로 ‘특별할인’이라고 적혀 있는 것이 아닌가. 민박집에서 이야기를 들으니 요즘 배낭여행객들마다 유명메이커 가방 사가는 아르바이트까지 유행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유럽 어느 나라를 여행하든지 ‘꼬레아’라고 하면 월드컵 얘기 등으로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렇게 월드컵도 성공적으로 치른 멋진 나라인데 좀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사치스러운 소비여행 대신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 가서 한국어 안내문을 달라고 요청한다면 우리나라의 이미지도 더 좋아지지 않을까.

윤세영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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