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박경완 끝내기 홈런 “야구는 이맛”

  • 입력 2002년 8월 30일 23시 12분


“올핸 힘들 것 같아.”

아시아경기대회 국가대표 사령탑을 맡게 된 두산 김인식 감독의 넋두리다. 그는 “가뜩이나 팀이 힘든 상황이라 신경 쓸 게 많은 데 국가대표팀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며 하소연을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김 감독은 ‘드림팀’과 관계된 일이 벌어질 때마다 소속팀이 부진의 늪에 빠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달엔 3위권을 유지하다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이후 올 시즌 최다인 9연패에 빠졌다. 최근엔 ‘드림팀’ 최종엔트리를 발표한 뒤 삼성 포수 진갑용의 ‘약물파동’이 생기고 나서 4연패.

현대와의 홈 3연전을 모조리 패한 두산은 30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02삼성증권배 프로야구 한화전마저 2-7로 맥없이 패함으로써 포스트시즌 진출 싸움에서 탈락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두산은 14승으로 한화 송진우와 함께 다승 공동선두인 외국인 투수 레스를 선발로 내세우며 ‘배수진’을 쳤으나 레스마저 경기 중반부터 무너져 4연패의 수모를 당했다. 최근 ‘물먹은 방망이’가 된 두산 타선은 이날도 3안타 2득점의 졸공을 보였다.

우즈-김동주-심재학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막강 화력을 자랑하던 두산은 이날 경기에서 안경현-심재학-홍성흔을 중심타선에 내세워야 했다. 스트레스성 변비와 위궤양 증세로 미국을 다녀온 외국인 타자 우즈는 27일 1군에 합류했지만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고 ‘부상을 달고 사는’ 김동주는 대타로만 기용이 가능하다. 심재학도 허리부상을 참고 경기에 출전하는 형편.

한화는 4회 2점을 뽑은 뒤 6회 김태균이 쐐기 2점포를 날려 승세를 굳혔다.

추락하는 두산과 달리 서울 ‘한 지붕 두 가족’인 LG는 롯데를 3-1로 잡고 5위 두산과의 승차를 2게임반으로 늘렸다. LG는 신인왕 후보 중 한 명인 박용택이 1회 1타점짜리 3루타, 5회 2타점짜리 2루타를 날리는 등 혼자 3타수 3안타 3타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박용택은 3회 단타까지 쳐내 홈런만 때려내면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할 수 있었지만 7회 볼넷으로 출루해 대기록을 놓쳤다.

수원에선 불꽃튀는 타격전 끝에 현대가 10-9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현대는 1점차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말 선두 프랭클린이 동점홈런을 터뜨린 뒤 1사후 박경완이 끝내기 홈런을 날렸다.

한편 1, 2위간의 ‘빅카드’로 관심을 모았던 광주 기아-삼성전은 비 때문에 취소돼 31일 오후 3시부터 연속경기로 벌어진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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