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씨 內査' 진실게임…당시 軍검찰관들 진술 엇갈려

  • 입력 2002년 8월 29일 18시 33분


98∼99년 군검경의 병역비리 합동수사 당시 이정연(李正淵)씨의 병역비리 의혹에 대한 군검찰의 내사 여부를 놓고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세부적인 차이는 있지만 1·2차 수사팀장을 맡았던 이명현(李明鉉) 중령, 유관석(柳灌錫) 소령과 김현성(金賢星·당시 군검찰관) 판사의 주장과 이들의 상관이었던 고석(高奭) 대령의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이들 주장의 핵심 쟁점은 정연씨 내사 및 관련 기록 존재 여부와 그 행방.

내사 여부에 대해 이 중령은 “99년 3월 병역비리 의혹 인사 55명 명단을 만들 때 정연씨와 동생 수연(秀淵)씨의 병적기록표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유 소령은 “99년 4월경 김대업(金大業)씨와 고 대령이 정연씨 관련 기록을 한번씩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정연씨 병역비리에 관한 첩보를 누군가에게서 듣고 유 소령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해 군검찰의 내사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정연씨의 병역면제 과정에 개입했다고 자백한 내용이 포함됐다는 전 국군수도병원 부사관 김도술씨의 진술서 등의 행방에 대해서도 이 중령 등은 “고 대령이 가져갔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고 대령은 정연씨에 관해 내사한 적이 없으며 따라서 관련 기록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 의혹을 제기한 김대업씨뿐만 아니라 당시 군검찰 관계자들이 정연씨에 대한 내사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고 대령의 주장이 점차 세(勢)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조만간 고 대령을 소환해 관련 의혹을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이 과연 누구의 말이 거짓인지를 가려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연씨 병역비리 군검찰 내사 관련 주장
수사 관계자군검찰 내사 여부관련자료 행방
이명현 중령(1차 수사팀장)-정연, 수연씨 병적기록표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김도술 진술서 본적 없다. 김도술 파일이 있다면 고석 대령이 캐비닛 부수고 가져간 자료에 있을 것이다.
유관석 소령(2차 수사팀장)-김대업씨와 고석 대령이 정연씨 관련 기록을 보여줬다.-고석 대령이 갖고 있을 것이다.
김현성 판사(당시 군검찰관)-수사팀의 누군가로부터 정연씨 병역비리 첩보 듣고 보고 했다.-사회관심자원 기록을 고석 대령이 가져갔지만 정연씨 기록이 포함됐는지는 모른다.
고석 대령(당시 검찰부장)-내사한 적 없다.-진술서 없고 기록도 보관하고 있지 않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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