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숨어있는 저평가株가 알짜”…대형주 실적 거의반영

  • 입력 2002년 8월 29일 17시 54분


약세장에선 투자자들이 배트를 짧게 잡는 경향이 있다. ‘지금 산 주식을 내가 팔고 싶을 때 팔 수 있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가급적 빨리 팔아치우려고 한다. 매기가 있을 때는 2, 3일 갈 수 있는 재료도 하루만에 약발이 떨어지고 만다.

28, 29일 삼양사 우선주의 주가 움직임이 그랬다. ‘자사주 44% 매입 소각’ 소식이 전해진 28일 장중 한때 상한가에 돌입했던 이 종목 주가는 이날 6.9% 오르는 데 그치더니 29일에는 오히려 6.45% 떨어져 28일 시초가인 1만4500원으로 원위치했다. 주당 가치가 거의 두 배 오르는 호재도 먹혀들지 않은 것.

증시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도 끝나고 외국인의 순매수 지속에 대한 기대가 어긋나면서 장은 다시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한다.

‘주가가 여기서 더 빠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은 찾아보기 힘들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수익을 내고 있고 실물경제 여건도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으로 몰려간 돈이 증시로 되돌아오면서 주가를 띄울 것’이라는 이른바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는 아직 섣부르다는 얘기. 역전의 투자자들이 곧잘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일컫는 시기가 다가온 셈이다.

“저평가 주식을 낚고 시기가 무르익기를 기다리거나, 이것에도 자신이 없으면 아예 증시를 떠나 있어라.”

20년째 증시를 살펴온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의 조언이다.

지금 증시에는 올 상반기 실적이 작년 1년간의 실적을 능가하는 실적 우량주들이 많다. 따라서 저평가주는 장부가치나 단기낙폭보다는 실적을 기준으로 고르는 것이 유망하다. 이들 실적대비 저평가주 중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대형주들은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많이 올랐다. 몸집이 작고 애널리스트들의 리포트도 안 나오는 비인기주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들 종목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만큼 위험도 그만큼 크다. 상반기의 눈부신 실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지가 불분명한 것.

이럴 때 대안은 한 종목만 노리지 말고 여러 종목에 자금을 나눠 투자하는 것.

동원증권 정훈석 연구원은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은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짜고 3∼6개월 정도 기다리는 게 좋다”고 권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실적대비 저평가주 (단위:%)
[코스닥]
종목영업이익증가율순이익증가율주가등락률
오픈베이스78.7208.3-64
소프트윈96.5110.1-49
삼일41.9148.0-48
우진세렉스25.257.8-45
풍국주정공업61.912.6-44
엠케이전자1646.767.2-43
알루코17.328.7-43
나이스정보통신102.856.0-42
태광29.8421.4-41
성광벤드7.06.7-35
청보산업39.91.2-20
이림테크81.921.9-18
바이넥스13.414.2-13
제일제강공업219.91322.8-10
동원개발16.424.2-7
링크웨어233.5247.3-3
포레스코217.1203.50
[거래소]
종목영업이익증가율순이익증가율주가등락률
쌍용자동차3 694 -55
한국폴리우레탄공업39 121 -17
극동유화32 45 -15
동부한농화학16 733 -13
애경유화146 111 -13
녹십자17 48 -10
성문전자244 362 -5
스타코175 227 -2
성보화학239 120 1
경농70 122 2
삼천리28 30 6
동방아그로15 36 7
서울도시가스21 46 10
일신방직7 17 13
문배철강182 166 18
주:실적증가율은 작년 1년 대비 올 상반기 현재. 주가등락률은 작년 평균 주가 대비 올 8월 28일 현재 수치. (자료:동원증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