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委 "86년 송도앞바다 변사체 김성수씨 타살 가능성"

  • 입력 2002년 8월 27일 18시 20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한상범·韓相範)는 1986년 부산 송도 앞바다에서 몸에 콘크리트 덩어리를 매달고 익사한 채 발견된 서울대생 김성수씨(당시 18세·사진)에 대해 타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진상규명위는 이날 중간조사 발표에서 “성적비관으로 인한 자살로 종결된 당시 수사 결과와 달리 타살됐을 가능성이 높고, 경찰이 사건을 자살로 몰아가기 위해 수사 결과를 조작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위 김준곤(金焌坤) 상임위원은 “당시 부검의는 김씨의 사인을 익사로 결론지었으나 최근 조사에서 익사 전에 당한 것으로 보이는 뇌 손상이 간접적인 사망원인으로 판단된다고 진술했다”며 “익사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장기 내 플랑크톤 검출결과가 나오기 전에 부검소견서를 작성하는 등 당시 부검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점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은 “수사를 담당한 부산서부경찰서 형사가 시신의 최초 목격자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고, 때린 흔적이 발견된 김씨의 상의를 발견한 사람에 대한 조서도 조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은 “김씨의 머리와 얼굴에 출혈이 있었던 점으로 미뤄 가사상태에 빠진 김씨를 물에 던져 익사하게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지만, 국가기관이 개입했는지를 최종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1986년 6월 18일 중년 남자의 전화를 받고 서울 하숙집을 나간 뒤 3일 만에 부산 송도 앞바다에서 몸에 콘크리트 덩어리를 매달고 물구나무를 선 채로 물에 잠겨 있다 스킨스쿠버에 의해 발견됐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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